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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외교갈등 불거지나

입력
1997.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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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차 적발 러 외교관/뉴욕경찰에 연행중 부상/본국 소환­공식사과 공방새해벽두부터 러시아와 미국간에 외교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유엔주재 러시아대표부 외교관에 대한 뉴욕 경찰의 구타사건에 충격을 받고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관에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경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이들 외교관들이 교통법을 위반하는 등 외교관 자질에 문제가 있다며 본국소환을 요구하고 나서 사태가 미묘한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유엔주재 러시아대표부의 보리스 오브노소프 일등서기관이 차량을 불법주차하다 뉴욕경찰에 끌려 나와 경찰에 감금당한데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오브노소프 서기관은 안경이 부서지고 옷이 찢어졌으며 팔 골절상을 입었다. 문제는 그가 61년 체결된 빈협정에 규정된 외교관 불가침권에 의해 보호를 받는 외교관이라는 점이다. 러시아측이 발끈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구소련 및 러시아 외교관들이 빈협정을 근거로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불법주차 등 주재국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외교관이 음주운전 등 외교관품위를 손상시키는 행동을 할 경우 소환한다는 내부규정을 갖고 있으나 특별한 경우 외에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뉴욕시장이 이번 사건을 러시아 외교관의 음주운전 가능성을 시사하며 본국소환을 요구하는 한편 유엔주재 러시아대표부 소속 외교관들의 교통위반 건수를 1만4,437건이라고 공개하는 등 공세로 나선 것도 이같은 연유로 보인다.

뉴욕시장의 강경태도에 미국 국무부가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지만 미국이나 러시아의 외무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상당히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는 것같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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