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정치 파괴’ 출사표5월 총선을 앞둔 영국 정치판에 거센 「파괴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이 바람은 20세기 영국 정치전통과 유럽통합 노선을 전면부정하며 정치세력화하고 있다. 바람의 진원지는 억만장자 기업인이자 지난해 초 출범한 「선거당」당수인 제임스 골드스미스(63)경.
골드스미스는 지난해 10월 전당대회에서 『유럽통합 반대』와 『영국 주권 수호』를 외치며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주권과 기업활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유럽통합 저지가 자신과 선거당의 임무라는 주장이었다. 나아가 그는 선거당이 이같은 목적을 위해 창설된 한시적 정당임을 천명했다. 총선승리 후 유럽통합에 관한 국민 찬반투표를 실시한 뒤 당을 해체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선거비용 문제에 와서 절정에 달했다. 그는 600개 선거구 및 전국적 홍보비용으로 최소한 3,200만달러를 내놓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제약 식품 소매업 기업합병 등을 통해 모은 그의 재산이 줄잡아 수십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선거당의 금고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될 전망이다.
미국 억만장자 로스 페로를 연상시키는 행보 덕택에 그는 「영국판 로스 페로」란 별명을 얻었다. 돈을 무기삼아 정치판에 뛰어 든 점, 기존 정치구도에 도전한 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반대한 점 등이 페로의 길을 그대로 밟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계입문 이전 그의 행로는 중학생 시절 이미 경마로 1만4,000달러를 번 데서 나타난 천재적 사업수완을 제외하면 페로와는 상당히 달랐다. 그는 하원의원이었던 부친과 프랑스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영국과 프랑스의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그는 노동당 정권이 싫다며 79년 미국으로 건너가 부를 축적했다. 여성편력도 대단해 이미 20세때 애인과 가출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 영국과 프랑스 등에 3명의 애인을 두고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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