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종금 주식 100만주 매수계약후 잔금날 안나타나/베일의 2명 배후 모그룹·거액비자금 소유자 추측 무성제일은행이 새해 벽두부터 38억5,000만원이란 거금을 횡재하게 됐다.
제일은행은 지난해 11월22일 보유중인 신한종합금융 주식 104만1,219주를 김갑수(57) 이강호(63)씨 등 베일에 쌓인 2명에게 팔기로 하고 계약금 38억5,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잔금지불일인 지난해 12월31일까지 이들이 나타나지 않아 계약이 파기되는 바람에 계약금 38억5,000만원을 공짜로 얻게 됐다.
신광식 제일은행장은 이에 대해 『이들 계약자들이 계약을 파기했기 때문에 38억5,000만원을 이익금 처리하면 되지만 계약자들이 열흘이내에 다시 나타나 잔금과 위약금을 물 경우 계약을 성사시킬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이들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계에서는 38억5,000만원이란 거액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갑자기 잠적한 김·이씨의 신원과 자금출처, 계약포기배경 등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신한종금은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의 사돈인 김종호 신한종금 회장이 현재 최대주주(지분 21.7%)로, 80년 국제그룹 해체 당시 제일은행측에 강제 매각됐다가 최근 소송을 통해 김회장이 지분을 되찾은 우여곡절이 많은 회사. 베일에 싸여있는 김·이씨가 제일은행으로부터 「계약대로」 주식을 사들였다면 지분율 15.27%를 획득하게 돼 2대주주로 부상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돼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김·이씨의 신원은 물론 행방과 자금배경에 대해서는 추측만 무성할뿐 아무것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김·이씨가 계약서상에 기재한 주소지가 모그룹이 소유한 대지여서 모그룹이 자금줄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 그룹이 385억원을 투자, 종금사의 2대주주로 부상할 경우 수천억원의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러나 신행장은 이날 『이 그룹의 회장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은행도 아직까지 자금배경에 대해 알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금융계에선 또 수년전부터 최근까지 기업체들에게 저리의 거액자금을 빌려줄 것을 제의해왔던 수백억원대 비자금 소유자가 돈세탁을 위해 신한종금주식을 넘겨받으려 했다가 최근 한화종금 경영권분쟁이 법정으로 비화하자 포기했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경우 은행감독원으로부터 자금출처조사를 받도록 돼있기 때문이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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