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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선 든 괴카드 수상히 여겨 신고/워싱턴 프레스빌딩 폭탄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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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선 든 괴카드 수상히 여겨 신고/워싱턴 프레스빌딩 폭탄소동

입력
1997.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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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들 ‘실제상황’에 2차례 대피세계 정치뉴스의 중심지인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 프레스빌딩에 새해 출근 첫날인 2일 폭탄테러 비상이 걸려 각국 특파원들이 두차례에 걸쳐 건물밖으로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날 폭탄테러 소동은 상오 9시께 빌딩 11층에 입주해 있는 아랍신문 알 하야트지의 사무실로 카드폭탄 2개가 배달되면서 시작됐다.

천만다행으로 특파원이 크리스마스 카드에 철선이 들어있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다 뜯지 않고 경찰에 신고, 인명피해는 막았다. 하오에도 또 2개의 카드폭탄이 같은 사무실로 배달돼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폭발물 탐지견까지 동원, 2시간여 동안 빌딩 전체의 각국 특파원 사무실마다 일일이 수색했다.

실제상황이라는 긴급대피령 구내방송에 따라 건물밖으로 쏟아져 나온 각국 특파원들은 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취재수첩을 들고 이리저리 뛰거나 TV카메라로 상황을 담기에 바빴다. 미국의 TV방송들은 즉각 현장중계에 들어갔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발송된 이들 크리스마스 카드폭탄은 음악소리가 나는 「뮤지컬 카드」모양이나 개봉하는 순간 폭발하도록 돼 있다. 상오에 배달된 것들은 경찰이 로버트 케네디 스타디움에서 폭발시켰는데 파괴력이 10여m까지 미칠 정도로 강력했다. 카드는 모두 흰 봉투에 주소가 컴퓨터로 기입돼 있었으며 발송자는 적혀 있지 않았다. 경찰은 나머지 2개는 증거보존용으로 보관중이라고 밝혔다.

이 카드폭탄은 모두 7개가 발견됐다. 1개는 워싱턴의 한 우체국에서 발견돼 해체됐으며 캔자스주 연방교도소에도 특정인의 이름이 없이 「가석방 담당관」을 수신인으로 2개가 배달됐으나 봉투를 뜯기 전에 폭발했다.

폭탄이 배달된 알 하야트지는 46년 베이루트에서 창간된 아랍권 권위지로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으나 실제 소유주는 사우디 왕가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지난해 6월 사우디 코바르시의 미군기지 폭발사건 직후 과격파 이슬람단체의 성명서를 실었었다.

카드폭탄을 누가 보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FBI는 일차적으로 월드트레이드센터 폭파범과 연계된 조직의 소행인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FBI는 카드폭탄을 열어보지 않아 목숨을 건진 알 하야트지의 특파원이 새해에 워싱턴에서 가장 운좋은 사람이라며 카드폭탄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다른 사람들도 함부로 카드를 개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백악관과 200여m 떨어진 내셔널 프레스빌딩은 민간소유지만 30여명의 한국특파원 사무실을 비롯, 전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함께 입주해 있다. 이 빌딩은 주요뉴스의 산지로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한국일보사무실은 9층에 있다.

특히 13층의 내셔널 프레스클럽은 각국의 유명인사들이 세계언론의 각광을 받기 위해 연단에 서기를 열망하지만 자격요건을 매우 까다롭게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이름나 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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