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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이 ‘세’ 시위 달군다/학생들 줄곧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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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이 ‘세’ 시위 달군다/학생들 줄곧 “평화”

입력
1997.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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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동참 유도세르비아 반정부 시위가 연인원 700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40여일째 계속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위 주도세력이 대학생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개 야당의 연합세력인 「자제드노(다함께)」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지만 학생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면 시위가 이처럼 전국적 규모로 장기 확산되기 힘들었으리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산층 시민들을 시위 대열에 적극 동참하게 만든 것은 대학생들이었다. 무작정 거리로 나서 과격한 구호를 외치기 보다 중산층이 수긍할 수 있는 논리적 당위를 제시하면서 평화 시위를 전개한 전략이 적중했다.

특히 베오그라드대 학생회를 중심으로한 학생 세력은 인터넷이나 타블로이드 신문, 민간 FM 라디오 방송을 통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정권의 「11·17 지방의회 선거」무효화조치에 따른 부당성을 효과적으로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투석전과 최루탄」을 연상하기 쉬운 살벌한 반정 시위분위기를 일신, 국민단결의 장으로 이벤트화했다. 시사 코미디로 사람을 모으고 꽃을 뿌리며 시가행진을 하는가 하면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돋우었다.

중산층이 학생들의 시위 주도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또다른 이유는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학생들의 온건한 중도 노선때문이다. 학생들은 그간 사회저변에 깔린 빈부와 도농간의 갈등 및 반목 관계에서 한발 물러나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이해 조정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혀왔다. 중산층이 야당보다 학생들을 더욱 신뢰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학생들이 밀로셰비치 정권퇴진 운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번째. 92년 각 캠퍼스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나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무참히 진압됐다. 그때 경험을 타산지석삼아 이번에는 평화적 시위에 나섰다는게 학생들 설명.

폭력성을 배제한 채 대중성 확보에 진력한 세르비아 학생들의 민주화시위는 학생 운동사에 새로운 이정표로 남을 전망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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