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림 2세들이 대부분/옷가게서 출발 자수성가형도패션업계에 신세대 경영인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닉스」 「무크」 「쿠기」 「게스」 「오브제」 등 청소년과 신세대의 패션취향 변화에 기동성있게 대처, 성공을 거둔 브랜드는 어김없이 30대의 젊은 대표들이 지휘탑을 맡고 있다.
패션업계 30대 경영인의 약진은 재계의 세대교체와도 맥을 같이 하지만 젊은 감각과 순발력이 생명인 패션업계 특성에도 기인한다. 히트 브랜드를 주무르는 30대 경영인 중에는 2세 경영인이 많은 것도 특징. 「게스」와 「폴로」로 유명한 일경물산의 김형일(39) 대표, 「베네통」으로 패션업계에 진출한 (주)F&F의 김창수(36) 대표, 청소년 시장에 블랙 코디네이션 붐을 일으킨 (주)무크의 김영석(32) 대표, 고감도여성복 「에고」를 내놓은 (주)나인코퍼레이션의 이세호(34) 대표가 모두 2세 경영인이다.
지난해 중견 패션업체 유림을 인수하여 주목받은 일경의 김형일 대표는 두산그룹 박두병 회장의 외손이다. 89년 장인이 이룬 태흥을 모체로 일경을 설립, 「게스」와 「폴로」 외에도 자체개발 브랜드 「제드」, 속옷전문점 「바디스튜디오」, 멀티 패션슈즈점 「스타디움」을 전개해왔다. 97년 예상 총매출규모는 2,000억원.
삼성출판사 김종규 회장의 차남인 김창수 대표는 문구업체 아트박스를 이끌다 92년 패션업계에 진출, 「베네통」과 「시슬리」 「엘르 스포츠」 「레노마 골프클럽」을 내놓았다. 96년에는 홍콩 조이스와 합작 설립한 (주)조이스 F&F를 통해 「프라다」와 「D&G」를 수입하며 규모를 확대시키고 있다. 97년 총매출목표는 1,540억원.
부친회사 엘칸토에서 「무크」를 관장해오다 지난해 7월 독립법인으로 분리시키면서 전면에 나선 김영석 대표는 최근 새 브랜드 「개그」를 출범시키며 청소년패션 전문가로 나섰다.
여성복 「에고」로 주목받고 있는 나인 코퍼레이션 이세호 대표는 대한모방 이광수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이밖에 대물림 사업가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경영인으로는 프랑스의 마틴 싯봉사를 인수, 국내 패션업계에 글로발 전략시대를 연 동양어패럴의 박명수 대표(39), 「구치」 「이브 생 로랑」의 수입에 이어 영국의 「막스&스펜서」 파트너 업체로 계약을 성사시킨 (주)성주인터내셔널의 김성주(40) 대표가 있다. 그는 국제적인 패션 비지니스 맨으로는 드물게 여성경영인이다. 모기업은 대성산업.
가정적인 후광없이 사업을 일으킨 30대 경영인들은 옷입기를 즐기던 평소의 생활방식이 확대되어 패션을 직업으로 삼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흑백의 신축성있는 직물을 소재로 한, 튀는 옷 「쿠기」로 유명한 쿠기어드벤처의 김상호(38) 대표는 대학시절 학교부근에서 옷장사를 했었다.
10대 남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안전지대」의 선정인터내셔널 박선묵(35) 대표도 20대초반 이대앞에서 옷가게를 오픈하며 패션업에 뛰어들었다.
인기 진캐주얼 「보이런던」과 「겟 유스트」에 이어 「야」를 내놓은 보성인터내셔널의 김호준(37) 대표, 다채로운 색상이 특징인 영캐주얼 「인터크루」의 (주)삼신 김훈 대표, 영캐릭터 캐주얼 「유나이티드 워커스」의 비앤드비 인터내셔널의 방영덕(37) 대표 역시 모두 30대로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이 공통점이다.
방송가에 분 공주병 신드롬 이전에 패션에서 공주옷 돌풍을 일으킨 「오브제」의 강진영(36) 대표는 디자이너도 겸임하고 있는 경영인이다. 신세대의 심리와 취향을 정확히 읽어내 단순하면서 섬세한 디자인으로 소화시키는 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박희자 기자>박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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