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비 원더 ‘재능’+밥 딜런 ‘가사’미국의 음악전문잡지들은 연말이면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 해의 가장 뛰어난 앨범들을 선정한다.
롤링스톤즈 선정 올해의 록가수로, 인터넷 대중문화전문 온라인잡지 팝 선정 올해의 아티스트로, 역시 온라인잡지 미스터 쇼비즈 선정 올해의 10대 앨범 등으로 96년에 가장 주목을 받은 가수는 「벡」(BECK)이다.
LA출신의 벡 한센(26)은 96년 6월에 발표한 두번째 앨범 「Odelay」로 까다로운 평론가들의 귀를 만족시켰을 뿐 아니라, 팝음악 기자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벡의 재능은 94년 데뷔앨범 「Mellow Gold」에서 이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포크와 블루스, 힙합 등 대중음악의 다양한 성격을 한데 모아놓은 그의 음악은 어느 한 장르로 귀속시킬 수 없는 특이함으로 빛났다.
두번째 앨범에서 그의 이런 특징은 더욱 빛을 발해 평론가들조차 『현란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혀를 내두르게 했다. 13곡의 수록곡들은 각각 힙합과 레게, 블루스와 랩, 리듬앤 블루스와 부기와 프리재즈, 여기에 록기타 사운드와 턴테이블을 긁적거리는 소음의 결합에 그런지 록까지 나간 음악적 시도로 한 스타일의 장벽을 뛰어 넘는 그의 음악적 역량을 화려하게 펼쳐 보였다.
포크에 록적인 요소를 잘 결합했다는 점으로 그는 종종 제 2의 닐 영으로 비유되곤 한다. 또 흑백 인종간의 모든 음악요소를 집어넣어 70년대 대중음악의 혁신을 가져온 스티비 원더의 역할을 90년대에 해낼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의식의 흐름을 반영한 그의 가사는 밥 딜런의 경지에 올라있다고도 평가받는다.
이처럼 다양한 음악세계의 벡의 재능에 대한 음악인들의 기대는 매우 크다. 그러나 평론가들은 한편으론 그가 록의 미래를 이끄는 시대의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현란한 음악적 재능을 뽐내는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감성과 영혼을 담은 진정한 개성을 빨리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이윤정 기자>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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