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부총리가 새해 경제정책은 물가안정과 경상적자 축소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것은 적절한 방향제시라고 할 수 있겠다. 에너지절약을 강조하고 저축증대와 소비생활의 건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도 옳은 정책 방향이다.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이라면서 통화의 안정적 공급을 강조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우리는 무엇보다 부총리와 중앙은행총재가 올해 최우선의 경제시책이 물가안정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동시에 안정화시책을 강조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일관된 정책방향을 갖고 각 부처가 합심해서 노력을 해야만 정책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치권의 압력이나 어떠한 외부적 환경변화에도 흔들리지 말고 정부가 신년사에서 다짐한 그대로 초지일관해서 안정화시책을 밀고 나가기 바란다.
새해 우리 경제에 예견되는 좋은 일은 없다. 신년 벽두부터 몰아닥칠 파업 회오리나 춘투로 이어지게 될 노사불안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고 봄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휘몰아치게 될 선거바람과 정책의 혼란, 대선분위기에 편승한 인플레심리 확산과 부동산투기 우려, 불투명한 정국과 사회분위기의 이완 등 올해 우리의 경제환경은 다른 어느 해보다 악조건이다.
경제내부적인 요인도 실업사태에 따른 고용불안, 갈수록 확대되는 경상적자와 외채급증, 연초부터 줄을 잇는 공공요금인상, 부동산투기 조짐과 인플레심리 확산, 환율급등과 주가폭락, 수출부진과 투자위축 등등 어느 하나 쉽게 풀릴 수 없는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런 조건 속에서 올해 경제시책은 자칫하면 과욕에 흘러 초점을 잃고 산만해질 우려가 있다. 경기도 회복시키고 외채도 감축하고 물가도 안정시키고 이것저것 다 챙기다 보면 결국은 뒤죽박죽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의 혼란과 난조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사태만 악화시켜 버릴 우려가 있다. 특히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무분별한 정책개입은 사태를 결정적으로 그르칠 위험성이 있다.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물가안정에 모든 문제해결의 열쇠가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의 고질인 고비용―저효율 구조는 기본적으로 높은 물가상승과 인플레 기대심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가를 먼저 해결하면 나머지 문제들은 순차적으로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다.
저축과 투자와 수출이 우리 경제의 전통적인 처방이다. 그 처방의 핵심은 물가다. 물가를 잡아야 저축이 늘고 수출에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 수출과 저축은 외채에도 약이다. 저축이 있어야 투자도 할 수 있다.
많은 욕심을 부리지 말고 물가 하나라도 확실하게 잡아보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새해 경제를 운용해 주기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