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정점 해마다 수입 늘고 수출 줄어 작년 첫 역전국내 대표적 수출상품이던 완구류가 끝내 무역수지 적자품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87년 수입액보다 무려 60배이상 많은 10억7,000만달러이상을 수출하며 국내 잡화수출의 「일등공신」이었던 완구류가 지난해 처음 적자로 반전되며 「미운오리새끼」로 변한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완구 및 인형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줄어든 1억3,937만달러. 반면 수입액은 36.5% 늘어난 1억4,296만달러로 집계돼 359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11월 한달동안 적자폭이 10월까지 누적적자액보다 많은 500만달러에 달해 완구경기가 하락추세를 보인 12월실적까지 포함할 경우 지난해 총적자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완구업계의 이같은 급격한 침체는 황금기를 구가하던 87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할 정도다.
수출이 곧 무역수지 흑자로 기록되며 무려 10억6,000만달러를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인 87년의 완구업계는 그후 매년 1억달러이상씩 수출이 줄기 시작, 92년에는 4억1,500만달러로 87년의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8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19%씩 수출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87년에 1,770만달러에 불과하던 수입액은 매년 30%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며 92년 5,000만달러, 95년 1억달러를 넘어섰고 지난해 수출액을 추월하는 급신장을 기록했다.
인형 봉제완구 승용물 금속·합성수지로 대별되는 완구의 품목별 수출입이나 지역별 추이에서도 완구업계의 침체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한국완구공업협동조합이 최근 조사한 지난해 10월까지의 수출입현황을 보면 인형은 전년대비 29.8%로 수출이 급감했고 봉제완구도 55%수준에 머물렀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국중 하나였던 일본시장이 2,100만달러로 35% 가까이 줄어들었고 독일도 544만달러로 시장의 절반정도를 잃어버렸다.
반면 수입은 승용물이 799만달러, 금속·합성수지 6,463만달러, 봉제완구 922만달러로 각각 53% 54% 48%씩 증가해 인형(전년대비 96.9%)을 제외한 전 품목이 평균 40%를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일본 대만 중국에서의 수입이 크게 늘어 전년도에 비해 50% 가까운 신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인력난과 높은 임금 등으로 봉제업체가 대거 동남아지역으로 옮겨간 것이 무역역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87년 7억2,000만달러에 달하던 봉제류 수출이 지난해에는 고작 1,000만달러에 그친 것이 그 반증이다. 완구조합의 한 관계자는 『국내산업기반의 붕괴가 우려되는 업종에 한해 적용되는 조정관세가 플라스틱 일부품목에 한해 올 1월부터 시행됐지만 동남아 중저가 제품과 차별되는 제품개발없이는 완구의 추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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