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역학구도 엇갈린 이해관계/설득과 담판 견제와 연대/머잖아 새 국면97년 대선레이스를 감상할 때 가장 궁금한 대목은 아마도 누가 신한국당 후보가 되느냐일 것이다. 여권의 대선예비주자들이 지금과 같이 난립한 경우는 일찍이 없었던데다, 당내파와 영입파가 뒤섞인 다양한 역학구도는 정치적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신한국당은 어차피 당헌에 규정된 대로 당내경선이라는 후보선출절차를 거쳐야 한다.
물론 단 한 명을 뽑는 후보선출절차가 공정한 「열린 경선」이 될지, 제한적인 「닫힌 경선」이 될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후보선출과정의 최대 관심사인 「김심」의 작용과 관련해서도 각 후보진영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같은 불확실한 경선환경이야말로 각 후보들로 하여금 이른바 합종연횡의 불가피성을 떠올리게 하는 요인이다.
후보들간의 연합 및 대결양상은 경선국면이 무르익을수록 더욱 본격화할 것이다. 그러나 후보들의 합종연횡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김심의 작용여부와 관계없이 끊임없이 모색될 수 밖에 없다고 봐야한다. 이홍구 이회창 박찬종 이한동 김윤환 최형우 김덕룡씨 등 7명 모두가 경선에 직접 뛰어들 것으로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이들은 적절한 시점을 택해 특정주자들을 상대로 설득과 담판의 기회를 가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합종연횡의 보다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최근 김윤환 고문이 다른 예비주자들을 거의 빠짐없이 만난 것도 합종연횡을 탐색한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누가 누구를 밀고, 누가 누구와 연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지금까지 감지돼온 바로는 이홍구 대표와 박찬종 최형우 고문, 그리고 이회창 고문과 김윤환 고문, 김덕룡 의원사이에 각각 우호적인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한동 고문의 경우는 좀체로 호불호의 감정기복을 드러내지 않아 당내 후보군과의 친소관계를 따지기가 어렵다. 이같은 연대적 분위기와는 달리 이홍구 대표와 이회창 고문사이에, 또 박찬종 고문과 이회창 고문사이에는 각각 지지기반과 여론조사결과 등을 놓고 보이지 않는 견제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는듯 하다. 또 김윤환 고문의 경우 당초에는 이회창 고문쪽으로 기운듯 하다가 요즘에는 이홍구 대표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도 눈에 띄게 관심을 두는 편이다.
결국 신한국당 대선예비주자들의 합종연횡은 자연발생적인 상황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김심이 가시화한 뒤에도 합종연횡이 지속될지, 아니면 김심이 곧 합종연횡의 탄력을 누르는 제약요인이 될지는 좀더 두고볼 일이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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