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덮은 코카콜라·맥도널드/중국 이동통신시장 모토롤라 80% 독점중국에서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는 통신시장이며 이중에서도 이동통신(휴대폰 카폰 호출기)부분은 가장 유망한 것으로 꼽힌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의 이동통신시장을 겨냥해 인텔, 콤팩, 델 등 내로라하는 서방의 큰 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80%이상의 독점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회사는 미국의 모토롤라사이다.
모토롤라는 92년 7월 2억8,000만달러의 자본금을 투입, 톈진(천진)에 합작공장을 세웠다. 이 공장은 설립 2년이 채 안된 94년에 이미 3억3,300만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93년 매출실적의 3배가 넘는 급신장이었다. 같은 해 수출액도 1억1,300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7배 증가했으며 이중 상당부분을 미국으로 실어 보냈다.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미국의 암웨이사의 인맥을 이용한 중국 소비시장 공략 도 괄목할 만하다. 암웨이사는 경쟁사보다 6, 7년 늦게 진출했지만 공격적인 판매확대 전략으로 빠른 매출액 증대를 이룩했다.
암웨이사의 중국 소비자 공략은 소비확대 잠재력이 큰 화난(화남)지역 진출에서부터 시작됐다. 우선 1억달러를 투자, 광저우(광주)에 가정용 세척제 공장을 세웠다. 일반소비자 저변까지 파고들 판매망을 조직하기 위해 어느 가정에나 필요한 세척제를 첫 유통상품으로 선택, 공장까지 세운 것이다. 광둥(광동)성과 푸젠(복건)성에 8개의 분배조직망을 구성하고 화교 세일즈맨을 대거 고용했다. 이들 세일즈맨 한 명당 하부 판매원들을 50∼60명씩 감독케하고 판매실적에 따른 수당을 지급했다. 이 회사는 제품판촉 등에서 중국의 인맥, 소위 「관시(관계)」를 이용했고 판매원의 교육훈련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미국회사들은 자국 상품에 성조기를 부착하지만 경영일선에는 미국인이 결코 나서지 않는다. 즉 대만인, 홍콩인, 중국인을 내세워 얼굴없는 그림자 경영으로 일관한다.
미국의 해외시장 침투술 가운데 또 하나 눈여겨 보아야할 것은 브랜드를 중국인들이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중국어로 붙인 것이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각각 「마실수록 즐겁다」와 「모든 일이 즐겁다」라는 뜻을 지닌 「가구가락」, 「백사가락」으로 토착화했다. 중국어발음으로 원음에 가깝게 한 브랜드로는 「긍덕기(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맥당로(맥도널드)」, 「만보로(말보로)」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기업들은 11%를 웃도는 고속성장을 거듭하는 12억의 중국시장을 「부의 뉴프런티어」로 여기고 이의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미 지식 배우자” 중 엘리트 유학물결/방학에도 컴퓨터·책과 씨름
미국의 서부지역 명문대학인 UCLA 생물학과 연구실. 짧으나마 겨울방학을 맞아 대부분의 외국유학생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12월 하순에도 장둥량(장동량·33)씨 등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은 컴퓨터와 씨름하느라 여념이 없다. 장씨와 함께 베이징(북경)이 고향인 첸치(진기·40), 산둥(산동)출신인 리원즈(이문지·26), 장시(강서)에서 온 상관르하오(상관일호), 랴오닝(요녕)의 머샹이(맹상익·35)씨가 그들이다.
중국에서 대학 또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미국에 온 이들의 유학동기나 장래포부는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땅에서 보다 앞선 지식을 습득, 조국에 봉사하겠다는 분명한 공감대는 갖고 있다. 『80년대 후반부터 중국의 정치·경제적 역할이 크게 강화해왔지만 아직 내부 잠재력에 버금가는 위치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이자 과제이다』고 입을 모은다.
주목할 점은 이처럼 개인적 성취와 국가적 기여를 거의 등식화하는 중국유학생 규모가 미국은 물론 이해 당사국 입장에서 보면 가히 「인해전술」을 연상케한다는 점이다. 한 연구단체가 9월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95년 현재 미국에 유학중인 중국학생은 3만9,400여명으로 일본유학생(4만5,200여명)에 이어 2위이다. 그 뒤를 대만(3만6,400여명) 한국(3만3,600여명)이 잇고 있다. 이같은 중국학생들의 미국내 대량 수학은 길지않은 유학역사와 유학생의 질, 태도 등을 감안할때 어떤 의미에서 중국의 「안전판」을 구축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견해도 상당하다.
물론 국가발전의 첨병역을 자임하는 중국유학생들에게도 갈등이 없은 것은 아니다. 서부의 MIT라고 불리는 칼텍(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만난 한 유학생은 『89년 천안문사태 등에서 드러난 경직된 정치체제와 자본주의적 경영방식 도입에 따른 부패구조가 과연 귀국후 나의 자유로운 연구와 역할을 보장해줄 지 의문』이라며 『본국에서 젊은 엘리트들이 해야할 역할이 있다면 중국인이라는 자각아래 미국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와관련, UCLA 사회학과 신기욱 교수는 『90년대 들어 중국유학생들이 부쩍 느는 추세』라며 『이들중 미국에 남겠다는 학생도 적지않지만 그것을 개인적인 이해로만 보기는 어렵다. 학위를 받고 귀국하든 미국에 잔류하든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국가에 봉사하는 최선의 길을 찾겠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전략 짜는 일 두뇌집단 ‘아지켄’/개도국 모든 정보 수집·연구·분석
『한국은 조정과정의 계속, 중국은 한자리 인플레하의 고성장, 홍콩은 반환후에도 성장지속, 대만은 내수회복으로 경제가속…』
일본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전략을 세우는 「두뇌」 아시아경제연구소(아지켄)가 보는 97년 동아시아 경제전망이다. 60년 만들어진 아지켄은 아시아경제연구소법 제1조에서 『아시아지역 등의 경제 및 이와 관련되는 제반 사정에 대해 기초적·종합적 조사연구를 실시, 그 성과를 보급하고 이 지역과의 무역확대와 경제협력 촉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의 개발도상국 전체를 연구대상으로 늘리고 있는 아지켄은 254명이 상근하고 96년 예산이 무려 55억3,000만엔에 달했다. 연구원들을 2년간 해당국에 보내는 장기체류연구와 해마다 단기로 150명을 파견하는 현지조사 자료수집 등 현지조사연구를 최대의 강점으로 갖고 있다.
96년에는 특히 지역연구로서 세계의 성장센터인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지역의 화교경제권의 국제적 전개를 정리해냈다. 또 「북한의 금후 전망」과 「중국의 시장경제화와 홍콩, 대만문제의 행방」을 기동분석정보로 각계에 제공했다.
북한의 농업·식량사정, 중국 인민해방군 조직도와 요인명단, 한국의 자동차산업 등 최근 아지켄에 들어온 주요 정보조회 항목을 보면 이들이 일본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해마다 연구논문중 한편을 선정해 상을 주는데 95년 수상작은 「현대 한국농업구조의 변동」이었다.
지역연구, 개발연구, 경제협력연구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 연구결과는 정부기관, 국회 정책연구회, 언론사, 기업 등에 제공되고 각 지방의 상공회의소에서도 열람할 수 있어 정책수립과 기업의 전략마련에 직결된다.
『아시아와 세계 개발도상국에 대해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무엇이든지 아지켄에 물어보면 된다』고 한 기업관계자는 말했다.
부설 「아시아 경제연구소 개발스쿨」은 매년 외국인 연수생을 무료로 받아들여 일본의 경제발전 경험을 가르쳐 「친일파」를 양성하고 있다.
아지켄 지역연구부 북한팀장 고마키 데루오(소목휘부)씨는 『경제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들의 정치, 사회 등 제반 상황을 연구해 정부와 재계, 각 연구기관에 전파하는 정보센터』라고 아지켄을 설명했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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