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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축년 우리 경제/김인준 서울대 경제학 부교수(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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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축년 우리 경제/김인준 서울대 경제학 부교수(특별기고)

입력
1997.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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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일까?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일까? 아니면 고도성장에서 안정성장으로의 전환기적 현상일까?국내 연구기관들은 올해도 경기하락이 계속되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6.2∼6.4%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데 이번 경기하락의 특징은 성장률 저하가 대규모 국제수지적자를 수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96년 국제수지적자는 전년보다 두배이상 늘어난 220억달러로 경상수지적자의 대GDP비율이 4.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수지적자가 크게 늘어난 원인이 반도체가격 폭락과 일본 엔화의 가치하락이라고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의 국제경쟁력이 약화한 것과 해외재화에 대한 과소비현상때문이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규모의 경상수지적자가 지속되면 외채관리문제가 야기되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96년말 총외채는 1,000억달러, 순외채는 300억달러를 다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대GNP 비율을 보면 총외채는 21%, 순외채는 6.4%정도로 현재로는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그렇지만 96년과 같은 국제수지적자현상이 수년간 계속된다면 외채가 누적되어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올해 세계경제전망은 비교적 밝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00년까지 만족할만한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성장률은 96년 3.8%,올해는 4.1%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세계경제의 밝은 전망이 우리 수출에 도움을 주겠지만 우리 국제수지전망은 그렇게 밝은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경제정책의 목표는 무엇보다도 국제수지를 줄이고 안정기조를 유지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국제수지균형을 회복할 계획을 세워야 하며 단기적으로 대GDP 적자규모를 3%이내로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경제안정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경제의 거품을 걷어내고 국제수지적자를 줄이는데 안정기조 유지는 절대 필요하다. 더구나 올해 물가도 낙관하기 힘들다. 여기에 정치·사회적인 불안이 증대될 경우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질 우려가 있어 안정기조 정착이 요청된다.

세계무역기구(WT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따라 우리경제는 완전 개방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개방체제에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선진국수준의 경제안정을 달성해야 한다. 현재 선진국들은 2∼3%선에서 물가안정을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도 단계적으로 그 수준에 접근해야 한다. 개방경제하에서 외부교란요인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도 경제안정이 필요하다. 우리의 경우 남북통일문제가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 경제의 쇼크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고도성장에 집착하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방만한 경제정책을 운영할 경우에는 우리경제에 가져오는 부작용과 주름살은 더욱 클 것이다. 지금을 안정성장 선진경제로 진입하는 전환기로 인식하고 정부는 재정·금융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총수요를 절도있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경제안정을 꾀하면서 구조조정도 함께 추진해야 할 시기다. 경제를 안정화 자유화 세계화 투명화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선진경제에 진입할 것이다. 이것은 정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갈 때 우리 경제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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