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해양개발시대 본격 개막해양자원 개발시대가 열리고 있다.육지의 자원이 점차 고갈되면서 최근 선진국들마다 21세기의 자원을 해양에서 캐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해양자원 확보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해양자원은 과학자들의 연구대상쯤으로만 여겨져왔다. 그러나 해양자원의 유용성이 밝혀지면서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에 국부를 안겨줄 귀중한 보고로 다가서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주요 해저자원은 망간단괴 망간각 메탄수화물 열수유화광물 등으로 모두 「21세기의 신자원」으로 꼽히고 있다.
망간단괴는 망간 니켈 구리 코발트 덩어리가 해저에 자갈처럼 깔려있는 광물이고, 망간각은 코발트를 다량 함유한 망간층이 해저층에 아스팔트와 같이 덮여있는 자원이다.
또 메탄수화물은 메탄이 물과 섞여 반액체상태로 표층 밑에 부존해있는 미래 연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열수유화광물은 백금 금 아연등 금속을 포함하고 있는 「바다의 노다지」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이미 태평양의 하와이CC(클라리온 클리퍼톤) 해역에서 연간 1조원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를 낼 수 있는 망간단괴 광구를 확보했으며 올해부터 최종 광구 확정을 위한 정밀탐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경제성이 더 뛰어난 구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남태평양군도의 망간각지대 탐사에 착수한다.
특히 연초부터 동해안에서 독도해역까지 메탄수화물을 본격 탐사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남태평양의 열수유화광물 탐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짜놓고 있다.
하와이CC는 하와이에서 동남쪽으로 1,700㎞ 떨어진 공해상 해역으로 우리나라는 80년대초 이 일대에 망간단괴가 풍부해 선진국들이 개발권을 놓고 각축을 벌인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어 개발권 확보전에 뛰어들어 94년 8월 유엔으로부터 서경 123∼138도, 북위 9∼18도일원의 15만㎢에 대한 개발권한를 인정받은 이후 해양연구소를 통해 탐사작업을 벌여왔다. 망간단괴란 공처럼 생긴 직경 1∼15㎝의 구형광물로 수백만년에 걸쳐 망간 구리 니켈 코발트등 성분으로 형성된 심해의 독특한 자원이다. 망간단괴에는 망간이 23%, 니켈이 1.2%, 구리가 1.1%, 코발트가 0.2%가량씩 포함돼있다. 육지의 채광비용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불과 13년 후인 2010년께면 지상에서 이들 광물을 발굴하는 것보다 해저에서 채광하는 비용이 저렴한 상황에 이르게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양연구소는 남한면적(9만9,200㎢)의 1.5배에 달하는 광대한 해역의 4,000∼6,000m 심해에서 94년초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정밀탐사를 벌여 ㎡당 5∼10㎏의 망간단괴가 자갈처럼 촘촘히 펼쳐져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일대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일정지역의 개발권을 인정받아 망간단괴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들은 「㎡당 5㎏」이상의 망간단괴가 부존해있는 지역은 경제성이 충분해 개발이 가능한 곳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국은 유엔해양법에 따라 2002년까지 하와이CC내에 확보한 총15만㎢ 가운데 절반인 7만5,000㎢을 유엔에 반납하게 돼있다. 나머지 절반인 7만5,000㎢가 최종 한국광구가 되는 것이다.
연구소측은 최종 한국광구를 확정할 경우 100조원어치에 달하는 4억6,000만톤의 망간단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연간 1조원 상당의 수입대체효과를 낼 수 있는 막대한 규모다.
우리나라는 하와이CC에 만족치 않고 남태평양 망간각 탐사에 나선다.
해양연구소는 남태평양 도서국가인 마셜제도공화국 피지 쿡아일랜드 등 3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내 해저자원 개발에 참여키로 했다.
남태평양 도서국가의 해저는 망간단괴와 달리 수심 1,500m 해저에 망간각이 부존해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이 지역의 망간각에 대한 기초조사를 끝내고 개발권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채굴기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망간각 부존지역은 대부분 남태평양 도서국가들의 EEZ내에 위치해있지만 국제관례상 향후 망간각 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이미 특정지역을 조사한 실적이 있는 국가에 협상우선권이 주어지게 돼있다.
해양연구소는 망간각이 컴퓨터칩이나 제철 합금 우주항공산업 소재인 코발트가 10%가량 함유된 전략광물로 부존량이 추정할 수 없이 많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하와이CC 보다도 개발가치가 훨씬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해양탐사기술 어디까지 왔나/한국 96년 탐사정 첫 개발,미·독선 채굴장비 실험단계
「미래 해양자원은 우리 손으로 채굴하자」 국내 대기업들이 「21세기 자원」으로 꼽히는 해양광물을 캐기 위한 각종 장비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망간단괴와 같은 심해저자원을 캐내기 위해서는 이들 자원의 분포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탐사 채굴 운반 제련시설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포항제철 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26개 민간기업들은 94년 6월 「심해저광물자원개발협의회」를 구성,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며 해양자원 채광장비를 개발해나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채굴기에 관심을 갖고 2년전부터 미국 프랑스 등 이미 망간단괴 채굴장비를 개발한 국가에 직원들을 연수시키는 등 장비개발을 위한 기초조사작업을 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분야와 연계해 해양에서 제련소까지 대량의 망간단괴 등을 운반할 수 있는 수송시설을 개발중이다. 또 포항제철은 해양에서 채취하는 망간단괴와 망간각을 제련하는 시설을 개발하고 있다.
심해저 어느 곳에 자원이 분포해있는지 알아내는데 가장 중요한 장비인 탐사장비분야는 대우중공업 한국기계연구원 등이 맡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해저탐사장비는 무선심해잠수정(AUV)과 유선잠수정(ROV). 심해잠수정의 경우 수심 4,000∼6,000m의 압력에도 모든 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첨단기술이 요구된다.
AUV는 바닷속에서 동력선이 없이 배터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동이 자유롭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ROV는 해상의 모선과 케이블로 연결돼있어 통신이 가능하고 동력선이 달려있어 광물채굴 등 작업도 할 수 있다.
대우중공업은 지난해 2월 수심 6,000m 심해저탐사용 AUV인 「옥포 6000호」를 개발했으며 해양연구소는 이 잠수정을 올해부터 하와이CC 망간단괴 탐사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우는 현재 후속 잠수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도 해저 2,000m급 ROV의 설계기술을 개발, 대우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제작을 의뢰해놓고 있다.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는 또 2,000m급 잠수정 개발이 완료되면 2010년까지 해저 6,000m에서 탐사와 해저광물 채굴작업을 할 수 있는 ROV를 개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선박해양공학연구센터는 2010년까지 무인 잠수정 개발을 위해 모두 3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해상에서 심해저에 직경 1m·길이 6,000m의 파이프를 내리고 파이프 끝에 마이크로카메라를 부착해 주변의 망간단괴를 빨아들이는 장비를 80년대 중반에 개발해 시험시추까지 마쳐놓은 상태다. 또 독일과 프랑스 등은 무한궤도를 장착, 심해저 바닥을 돌아다니며 망간단괴를 흡입하는 채굴장비를 개발해놓고 보완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터뷰/강정극 한국해양연 심해저탐사단장/“2010년부터 하와이CC서 망간단괴 연 300만톤 채광”
한국해양연구소는 올해부터 하와이CC(클라리온 클리퍼톤)의 한국광구 최종확정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남태평양의 망간각 탐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해양연구소의 강정극(46) 심해저탐사사업단장은 앞으로 망간단괴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로봇 통신 기계 해양기술이 집적돼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연관산업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박사는 특히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2010년께부터 한국광구의 망간단괴를 매년 300만여톤씩 30년여년동안 채광할 수 있지만 해양광물자원 채광기술이 급발전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그후로도 매년 같은 양을 30년이상 추가 채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강박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하와이CC 한국광구의 경제성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우리나라는 망간 니켈 코발트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사용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95년말 현재가치로 볼 때 2010년부터 연간 총 12억달러(9,600억원)의 수입대체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심해 채광을 위해서는 로봇 전자 통신 광학 기계기술이 복합적으로 발달돼야 하기 때문에 이들 분야의 산업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와이CC와 관련한 앞으로의 일정은.
『우리나라는 현재 15만㎢의 면적에 대해 정밀탐사를 벌이고 있으나 2002년까지 절반인 7만5,000㎢를 유엔에 넘겨주고 나머지 7만5,000㎢를 우리나라의 최종광구로 확보하게 돼있다. 올해부터 가장 경제성이 뛰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최종 우리광구를 확정하는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남태평양 도서국가일원에 분포해있는 망간각의 경제성은.
『남태평양 도서국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는 코발트함유량이 높은 망간각이 아스팔트처럼 깔려있다. 미국 일본등 상당수국가들이 이미 이 일대 탐사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망간단괴보다도 해면에서 훨씬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경제성이 오히려 뛰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탐사작업을 펴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40여명의 연구원들은 온누리호에 탑승해 1회에 30여일씩 탐사작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의료진이 없어 갑자기 환자가 발생할 때 큰 고통을 겪곤 한다. 얼마전에는 한 연구원이 원인불명으로 국부에 큰 종기가 났는데 시일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고 주먹만큼 커져 전체 연구원들이 함께 걱정을 했다. 인공위성을 통해 간신히 국내 한 의사와 통화할 수 있었고 다행히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연구원들은 매번 배를 탈때마다 의료진이 동승할 것을 원하고 있으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어려운 실정이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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