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는 ‘김심’ 해법은 ‘베일’/3김이후 구도 세대교체에 역점/민주경선 표방속 보이지 않는 손 어디로 향할까…15대 대선에 대해 김영삼 대통령이 갖는 정치적 영향력은 막대하다. 야권에서도 「DJP연합」을 비롯한 갖가지 대권변수가 펼쳐지겠지만, 역시 여권의 대선후보가 누구로 결정되느냐는 문제에서 가장 큰 변수는 김대통령의 의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권은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도 「김심」이란 말이 97년 정국의 화두처럼 되어 있다.
당사자인 김대통령은 여전히 여권의 대권논의 자제를 당부하면서 『신한국당의 후보는 당의 절차에 의해 당원의 뜻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원칙적인 얘기만 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 끊임없이 「김대통령이 과연 누구를 마음에 두고 있느냐」며 의문을 던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해답은 『김대통령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른다』는 게 정설이다.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의 확고한 단합이 필요하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이고 보면 김대통령의 의중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베일에 가려져있을 것같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김대통령이 15대 대선과 관련해서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대목은 세대교체라는 점이다.
이미 공식석상에서도 여러차례 말했듯이 김대중 김종필 두 야당총재를 선거를 통해 물러나게 하고 「3김이후」의 새로운 정치문화를 정착시키는 단초를 세대교체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말하는 세대교체는 반드시 자연적 연령의 측면에서보다는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을 찾는다는 의미의 「정치적 세대교체」인 셈이다. 이렇게 볼 때 김대통령의 마음에 보다 근접해있는 후보군은 당내 중진인사보다는 영입파 인사들쪽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내심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신한국당의 경선이다. 대권후보문제에 관한 한 경직성에서 벗어나기 힘든 야권에 비해 여당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경선을 치르고 그에 따라 대권후보를 선출한다는 것은 그만큼 본선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말하자면 자유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나도 대의원의 한사람으로서 대선후보에 관한 지지의사를 밝히겠다」고 공언한바 있지만 그것이 당의 정상적인 경선을 해칠 경우 공개적 지지를 표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어찌보면 자신이 바라는 후보를 선출토록 하는 것과 자유경선은 서로 모순되는 명제이고 바로 이 대목에 김대통령의 고민이 있는 것같다.
하지만 아무리 자유경선을 실시한다해도 김대통령의 정치 스타일로 미루어 누가 후보가 되든 방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엉뚱한 사람을 과거처럼 줄서기나 출마포기 종용, 표몰아주기 등으로 밀어주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심은 바로 시대적 흐름이고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은 최대한 경선시기를 늦추면서 대권후보군의 활동과 그에 따른 여론의 평가를 감안, 보이지않게 한사람을 밀어주는 방향으로 대권정국을 관리할 것같다. 김대통령은 경선시기를 올 9월께로 늦춰잡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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