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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올렸지만 갈길은 멀다/97년 대선포인트­DJP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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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올렸지만 갈길은 멀다/97년 대선포인트­DJP단일화

입력
1997.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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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분점 약속에 내각제 고리삼아 대권 향한 몸부림/“극적 효과 위해선 늦출수록 좋다”어느 대선때나 예상외의 변수가 있지만 97년 대선도 예외는 아니다. 여권후보결정의 핵심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영삼 대통령의 의중과 대선예비주자들간의 합종연횡, 이번 대선의 최대변수인 야권단일후보성사여부와 TK표의 향방 등 「97대선 포인트」의 감상법을 미리 진단해본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후보단일화 논의는 올해 대선정국의 가장 드라매틱한 주제가 될 것이다. 내각제·권력분점 등을 둘러싼 정치타협의 신경전, 「DJP 필패론」 「제3후보론」 등으로 빚어지는 당내 분란, 여권의 분열작전 등의 과정을 거쳐 두사람의 대담판에 이르기까지 단일화를 향한 장정은 숱한 파란과 곡절로 점철될 것이다.

그리고 야권후보 단일화논의의 파노라마는 여권의 후보가 결정되는 시점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야권의 단일화 여부와 시기, 내용에 따라 여권의 선택 방향이 전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DJ와 JP는 단일화를 이룰 것인가』 『단일화를 한다면 누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김대중 총재와 김종필 총재는 그야말로 오월동주의 관계이다. 「DJP」라는 한배에 타고 있지만 두 사람의 정치적 성향과 계산법은 판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단일화의 기치를 높이 든 것은 올 대선에 함께 나설 경우 동반실패할 것이 확실하다는 현실인식 때문이다. 단일화는 양김과 양당의 배수진인 것이다.

그러나 단일화는 내각제와 권력분점에 대한 원만한 타협과 당내 반발 무마란 필요조건과, 외부변수의 무난한 극복이라는 충분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성공할 수 있다.

내각제는 단일화의 연결고리이지만 이에대한 양측의 시각차는 크다. 김대중 총재는 정권쟁취를 위한 수단으로 내각제를 고려하나 김종필 총재는 내각제실현을 정치목표로 삼고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않다. 양측은 서로의 지지표를 손실없이 규합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안이 권력분점에 관한 약속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권력의 형태가 막강한 대통령중심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약속이 공개적 선언의 형태라 하더라도 비논리적이며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발상이라는 우려가 있다.

김대중 총재는 내각제는 물론 JP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을 배경으로 「3후보론」을 내세우는 김상현 지도위의장, 김근태·정대철 부총재 등 당내의 반대를 추스려야 한다. 김종필 총재는 뿌리 깊은 「반DJ정서」를 가진 충청권 등 일부 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있다. 또 두사람은 지난 연말 자민련 집단탈당사태에서 보듯 간단없이 이어질 외부의 압박전술에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같은 필요·충분조건들이 무난히 충족된다고 하더라도 최후의 선택은 오리무중이다. 양측은 서로 「DJ대세론」 「JP대세론」을 주장하고 있으나 상대를 꼼짝없이 끌어들일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단일화의 극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후보결정시기가 늦으면 늦을 수록 좋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래서 선거직전까지 이어질 두사람의 각개약진이 결국 동시출마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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