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민담이나 신화 뿐만 아니라 문화 각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이미지로 나타난다. 소가 예부터 농민은 물론 지식층과도 가까웠다는 증거는 홍길동전같은 고대소설이나 신선이 소를 타고 피리를 부는 그림같은 데서도 알 수 있다.실제로 학자 예술가들은 소를 애써 자기의 애호로 많이 써왔는데 「우보」 「우봉」 「우촌」 등의 호가 좋은 예이다. 사실 소의 걸음걸이는 대인의 풍모를 연상시켜준다.
우리나라의 고대사회에서 소는 주로 제천의식이나 순장용으로 바쳐졌다. 「후한서 동이열전」 등의 사서 「부여」조에 보면 관직명을 짓거나 거병을 점치는데 소를 이용했다. 즉 마가 우가 구가 등의 관명은 육축의 이름을 딴 것이며 전쟁이 있게 되면 소를 잡아서 하늘에 제사지내고 그 발굽으로 길흉을 점쳤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는 소가 달구지를 끌고 있는 모습(무용총, 쌍영총 등), 외양간에서 여물 먹는 모습(안악 3호분), 견우직녀 이야기(덕흥리 고분), 농사신(오회분 4, 5묘) 등의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됐다. 신라의 고분에서 나온 토우 중에도 소의 형상이 제법 된다. 소는 고사와 선비의 시문과 그림의 소재로도 널리 사랑받았다. 소는 선계를 상징한다. 소를 잘 그린 조선시대의 화가로는 김제, 이경윤, 김식, 윤두서, 조영석, 김두량, 김홍도가 유명하다. 현대에서는 고 이중섭의 소그림은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금속공예품으로는 소모양의 「희준」이 현존하는데 이는 종묘제례의 제기이다.
소의 이야기는 신화나 전설보다 대개 민담의 형태로 전승돼왔다. 삼성혈신화에서 소는 농사신으로 제주도에 농경문화를 전파한 모티프로 등장한다. 경북 상주의 의우총은 호랑이로부터 주인을 구한 소의 전설을 담고 있다.
불교는 소를 사람의 진면목에 비유하고 있다. 수련장을 심우당이라 하기도 한다. 「십우도」 「심우도」같은 그림은 선을 닦아 마음을 수련하는 과정을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서 십우와 심우는 진리를 찾기위한 수련을 상징한다. 도교에서 소는 유유자적을 뜻한다.<이기창 기자>이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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