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어진 눈에 하늘이 담겨지고/엄숙한 뿔이 의지를 상징하는/슬기롭고 부지런한 황소여…」. 고 박목월 시인은 「황소예찬」이라는 시에서 소를 이처럼 영물로 극찬했다.97년은 정축년 소띠 해. 소띠는 12지중 쥐띠(자)에 이어 두 번째 순서에 해당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지닌 소는 농경민족인 우리에게는 더욱 친근한 가축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농사일을 도와주고 죽어서는 육신마저 바치는 희생정신과 유순하면서도 든든한 모습이 삶의 귀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소는 온순할 때는 한없이 태평스럽지만 일단 고집을 세우면 막무가내로 끌고 가는 억척스러움이 있다. 그래서 소에게 흠이 있다면 너무 고집이 세다는 점이다. 「쇠고집」 「소죽은 귀신으로 태어났느냐」고 나무라는 말은 바로 소의 고집을 비유한다.
띠동물의 상징은 우리 뿐만 아니라 한자문화권에서는 어떤 특수한 의미로 자리잡았다. 띠동물은 한 해의 운수, 아이들의 성격과 운명, 궁합을 예측하는 토대가 됐다.
소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의 성격은 과연 소를 닮았을까. 「천천히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속담처럼 끈기 있게 꾸준히 노력해 성공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소띠 태생이 많다. 그러나 한번 화가 났다 하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약점도 지닌다.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게는 의외로 약하다.
대형초식동물인 소를 농경에 이용한 역사는 기원전 4,500년경 메소포타미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여자들이 땅을 파고 농사를 지었던 시절에 8명이상의 노동력을 지닌 소가 등장했으니 농업기술의 혁명이라 할 수 있다.
심우성 민학회장은 『소는 호랑이보다 힘이 세지만 인간 앞에서는 유순해지고 항상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각박한 우리사회에 큰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최진환 기자>최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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