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하나가 예술품오밀조밀한 가게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는, 파리 특유의 「부티크」거리 전통을 지켜 오고 있는 마레거리에 있는 작은 가게 「로뱅 데 브와」(페르디낭 듀발 15번지)는 환경보호 상품점이다. 「숲속의 울새」라는 애잔한 이름을 가진 이 가게는 프랑스 민간환경단체 「인간과 환경을 보호하는 협회」(Association de protection de l’homme et de l’environnement)가 실생활에서의 환경보호 실천을 취지로 운영하고 있는 시범상품점이다.
10여평이 될까 말까하게 작지만 물건들은 호기심 많은 이들이 소장품으로 눈독들일 만큼 예술적 운치가 있거나 재미있다. 흔히 캠페인 목적의 상품들이 지니기 쉬운 「억지」가 없다는 점이 유사 숍들의 물건과 다르다.
재생종이로 만든 문구용품, 헌 만화책이나 악보로 만든 봉투 등은 골동품 같고 고급스러웠다. 납작하게 눌린 병뚜껑을 이어 붙인 깔개, 헐어낸 집의 지붕재였던 함석판에 그린 그림은 하나하나가 「작품」이다. 헌 옷, 군용담요로 만든 재킷, 헌 타이어 고무가방은 영락없는 오리지널 그런지 룩이다.
이 가게가 현재 보급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열대열매로 만든 「식물성 상아」와 고래기름 대신 열매기름으로 만든 화장품과 비누. 사회운동하는 사람답지 않게 화려한 멋장이인 가게 책임자 샹탈 푸르송은 『가게가 수익금은 그리 많지 않지만 환경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파리=박희자 기자>파리=박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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