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유일 여 당선자 “바위치는 심정…”/“광우병보다 무서운 지역병 있다”/무소속 영입에 “정치 망치는 야타당”/“DJP연합은 공멸 아니면 각멸뿐”/정주일 의원 “코미디공부 많이했다”정치는 말이다. 올해 한 해, 정치권은 그 어느 때 보다 말의 성찬을 누렸다. 말은 풍성했지만 품격은 그리 높지 않았다.
4·11총선때 호남의 유일한 여당당선자 강현욱 의원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이었지만 열심히 치니까 바위도 깨지더라』고 말했다. 국민회의 김한길 선대위대변인은 북한군 동향에 대한 TV보도가 선거후 없어진 데 대해 『그 많던 북한군들이 모두 휴가갔느냐』고 반문했다. 신한국당 김철 대변인은 『타임머신을 타고 1961년 중앙정보부 지하실로 가는 방법은 자민련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외에도 『DJ는 가신 등 기쁨조만 데리고 정치하는 사람』(민주당 김홍신 전 대변인), 『한국에는 광우병보다 무서운 지역병이 있다』(박찬종 고문) 『부자가 국회진출하는 국민회의는 「가족회의」』(신한국당 여현덕 부대변인) 등이 있다.
신한국당의 무소속 영입작업에 대해 야당은 『압구정동에는 사회를 망치는 야타족이 있고, 여의도에는 정치를 망치는 야타당이 있다』 『한 손에는 사탕, 한 손에는 사정의 칼』(자민련 안택수 대변인) 등 비난을 퍼부었다.
DJ, JP는 거여를 견제하기 위해 공조를 추진, 여야공방을 촉발시켰다. 『자민련 의원들을 혈육같이 사랑한다』(DJ), 『양당이 탄 배는 DJP호이며 기착지는 정권교체』(국민회의 조찬형 의원), 『제3후보론은 최진실의 눈, 황신혜의 코, 채시라의 입술을 합친 실현불가능한 인조인간』(국민회의 박지원 기조실장) 등이 공조예찬론이었다. 반대로 『DJP연합은 성취하면 공멸, 안되면 각멸뿐이다』(신한국당 김철 대변인), 『DJP공조는 우측 깜박이를 켜고 좌회전하는 꼴』(신한국당 김용갑 의원), 『파워 JP플랜이 새로 나온 휘발유 이름인줄 알았다』(김철 대변인) 등이 비판론이었다.
대권주자들의 이미지 발언, 이를 견제하는 말도 적지 않았다. 김영삼 대통령은 『독불장군에 미래없다』며 성급한 대권논의를 우회적으로 경고했다. 이회창 고문은 한술 더떠 『당내 민주화 없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맞받아 논란을 일으켰다. 이미지 발언으로는 『강한 리더십과 약한 리더십은 생산성을 가지고 말해야한다. 부드러운 것이 약한게 아니다』(이홍구 신한국당대표) 『지도자는 춘하추동을 겪으며 자란 느티나무 같아야 한다』(이한동 고문) 등이 있었다.
YS를 겨냥한 DJ JP의 공격도 대단했다. 『역사는 끄집어낼 수도, 자빠뜨릴 수도, 다시 바로 세울 수도 없는 것』 『YS는 역사라는 이름으로 보복을 일삼는다』(JP) 등이 있다.
이밖에 정주일 의원이 불출마를 하면서 『4년간 코미디공부 많이 하고 간다』고 시니컬하게 정치를 비평했고, 국민회의 조홍규 의원은 국회 몸싸움의 와중에서 『덩치로 하는게 아니다. 김태촌 조양은도 작다』라고 유명한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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