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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금융인 힘모아/새해는 중소기업 살맛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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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금융인 힘모아/새해는 중소기업 살맛나게”

입력
1996.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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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중소기업 모임 ‘팔기회’/소기업·금융관계자와 송년회/‘신용경제실천협’ 결성키로『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중소기업들을 위하여』

『추락하는 한국경제의 회생을 위하여』

경기불황으로 내내 가시밭길이었던 병자년 한해를 투지 하나로 달려온 중소기업인들이 묵은 해를 보내며 축배를 높이 들었다. 28일 하오 6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팔기회 본부. 부도나 도산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인들이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다시 일어서자며 만든 이 단체의 30평 남짓되는 사무실에 맥주와 돼지족발, 인절미가 곁들여진 조촐한 송년모임이 마련됐다.

매년 열리는 송년모임이지만 이번에는 여느해와 달리 「외부 손님」몇명이 특별 초대됐다. 상시 근로자 50인 이하의 영세기업 모임인 소기업연합과 금융기관 여신담당자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신용분석사회의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이다. 특히 신용분석사회는 전국의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1만5,000여명을 회원으로 거느린 대형 은행원 단체로 모임의 성격상 전혀 「어울릴 법하지 않은」손님이었다. 은행빚을 못갚아 부도를 내고 공장에 집까지 뺏겨 본 경험이 있는 팔기회 회원들로선 「은행」하면 결코 좋은 감정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탄탄한 경영기반을 갖춘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은행대출이 집중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은행여신담당자가 가난한 소기업인들과 만난다는 것도 어쩌면 보기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처럼 서로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지 않은 세 단체가 힘을 합쳐 「할 일」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 이날 모임의 진짜 취지였다. 은행은 은행대로 정당한 신용평가모델을 마련해 소기업이나 부도 전력이 있는 기업에도 문턱을 낮추고, 중소기업들은 그들 나름대로 은행의 생리와 신용거래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새로운 공생관계를 구축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다. 세 단체는 이를 위해 「신용경제실천협의회」(가칭)라는 이름의 연합체를 결성키로 합의하고 이날 팔기회 남재우 회장과 신용분석사회 조의호 회장, 소기련 오균현 사무총장이 협의회 운영규정안에 공동서명을 했다. 신용경제실천협의회는 앞으로 중소기업인들을 대상으로 대출방법 등 올바른 은행이용방법을 상세히 알려주는 전국순회강연회를 개최하는 한편 소기업들에 대한 신용평가제도의 불합리성을 시정하기 위해 「소기업 신용평가모형」을 개발, 보급할 방침이다. 바람직한 신용사회 조성을 위한 대정부 정책건의 활동도 활발히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이들은 밝혔다.

송년회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즈음 팔기회 남회장이 다시 한번 건배를 제의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한번 부도가 나면 각종 금융기관의 블랙리스트에 올려져 재기하기가 창업때보다 더 힘들다』며 『정축년에는 신용경제실천협의회의 활동을 통해 부도기업 뿐 아니라 모든 소기업들이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라는 제창이 이어졌다.<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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