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유통 ‘태풍의 눈’/창사 1년만에 월매출 30억/전국매장 갖추고 세진에 도전나진컴퓨터랜드(사장 이상봉·36)가 컴퓨터 유통업의 선두주자이며 이름도 비슷한 세진컴퓨터랜드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12월30일 대구에서 7명의 직원으로 출발한 나진컴퓨터랜드는 창사 1년이 갓지난 내년 1월10일 서울에 3개의 컴퓨터 전문매장을 개설, 전국규모의 컴퓨터 유통업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무서운 아이」로 주목받고 있다. 나진컴퓨터랜드는 서울 방배동 풍납동 목동 등 3곳에서 컴퓨터와 관련된 제품과 주변기기 서적 소모품 등을 전시판매할 계획이다.
대구 구미 연천 포항 영주 등 경남지역에 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나진컴퓨터랜드는 경남을 근거지로 하면서 1월10일 개설하는 3곳 외에 내년 3월까지 수도권 지역에 30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또 내년 말까지는 서울시내에만 60개 매장을 비롯, 강원 충청 전라지역에도 진출해 전국에 170개의 유통매장을 운영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대구출신 이사장이 부산에서의 컴퓨터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설립한 나진은 현재 월매출액이 30억원에 달한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한 것에 비하면 놀랄만한 비약이다. 직원도 100명으로 창사때보다 14배가 늘었다. 컴퓨터 판매대수는 1년만에 1만대를 육박했다. 세진의 월 매출액 500억∼600억원에 비하면 아직 「새발의 피」라고 할 수 있지만 지방(세진은 부산에서 시작했다)에서 수도권으로 진출했다는 점, 사업확장이 눈부시게 빠르다는 점, 가격파괴를 한다는 점, 자사 브랜드를 갖고 있다는 점 등 세진 성장과정과 너무 흡사해 「제2의 세진」이라는 말까지 듣고있다. 사장이 30대라는 점도 세진과 공통점이다.
그러나 영업전략측면에서는 세진과 분명한 차이를 두고 있다. 세진이 대형 매장에 대량의 물량공세를 펼치는 것과 달리 나진은 「소형 다점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과도한 대형 매장보다는 60∼70평 규모의 소형 매장을 각 구마다 2∼3개씩 설치, 소비자들이 먼거리의 매장을 찾아가기보다 집앞의 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친숙함과 편리함을 앞세웠다. 매장 오픈시 대형 이벤트를 유치하거나 매장에 화려한 실내장식을 하지 않는 것도 다른 점이다. 각매장에 배치된 인원도 세진은 30∼50명에 달하는데 반해 나진측은 A/S요원을 포함해 6∼7명만 배치하고있다.
이사장은 『아직도 컴퓨터 유통에는 거품비용이 많다』고 지적하고 『모든 영업비용은 컴퓨터의 단가를 높이는 주요 원인의 하나로 곧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경비는 줄인다는 것이 경영의 가장 큰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경비절약으로 다른 유통업체보다 가격이 최소 2∼3% 싸다는게 나진측의 설명이다. 더구나 「고객은 항상 옳습니다」라는 판매 캐치프레이즈로 철저한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는 것도 나진의 특색이다. 이사장은 『저가정책과 사은품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가격만족은 기본이고 중요한 것은 서비스』라고 강조하고 있다.
나진은 회사 로고 동물로 삵쾡이 모양의 호랑이를 내세워 세진의 진돗개를 잡겠다는 의지마저 보이고 있어 나진이 미칠 컴퓨터업계의 영향에 귀추가 주목된다.<선년규 기자>선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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