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미상 유골 3구 신장·체중 등 적어 전달/북측 의장대 기관총들고 등장에 강력항의도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무장공비 유골 송환식은 북한이 내외신 보도를 의식한 탓인지 이례적으로 의장대까지 동원해 비교적 성대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북한은 유해를 인도받은 직후 「훈련중 표류한 잠수함」 등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송환식이 시작된 하오 4시 이전부터 유엔군사령부는 우리측 자유의 집과 북측 판문각 사이 공동경비구역에 하얀색 천을 덮은 8개의 테이블을 2줄로 마련, 테이블마다 흰 천으로 싼 3구의 유골함을 차례로 얹어놓았다. 유골함에는 일련번호와 함께 1. 김동원 2. 정용구… 등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신원미상자들은 일련번호와 함께 「미상·173㎝·59㎏·AB형」 등으로 신장과 체중·혈액형을 기재해 북측이 신원파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오 4시6분께 북측 판문점 군사대표부 부대표인 박임수대좌 등 4명이 양측 구역의 경계선으로 내려와 유엔군대표인 군사정전위 비서장 옴스대령 등과 인수절차를 잠깐 숙의한 뒤 유골함 확인작업을 시작했다.
북한측은 유골 인수 후 「의식」을 치르기 위한 것이라며 의장대가 기관총을 소지한 채 등장해 우리측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이들은 「1. 김동원」 등의 유골함을 싼 천을 풀어 내용물을 살핀 뒤 유골함을 들어보기도 하고 일일이 이름을 적어가며 자세히 대조했다. 또 해상부처장과 신원미상의 유해 3구 앞에서는 천을 풀어 내용물을 살핀 뒤 우리 대표와 무엇인가 한참 숙의하기도 했다. 유엔군 관계자는 북측 대표들이 공비들의 사망 일자와 시간, 장소 등 좀 더 세부적인 자료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하오 4시19분께부터 우리측에서 6명의 병사가 유골함 한 개씩을 들고 경계선으로 가 북한병사에게 건네줬다. 북측은 유골을 전달받을 때마다 의장대가 조악을 연주하며 판문각 앞마당에 마련된 24개의 관에 넣고 다시 돌아와 받아가는 절차를 밟아 유골을 모두 인도하는데 10분 이상이 소요됐다.
북측은 유골 송환이 모두 끝난 4시43분께 『군사임무 수행중 마지막까지 영웅적으로 싸우다 전사한 전투원들을 위한 의식을 시작하겠다』며 자체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관 위에 붉은 깃발을 씌우고 묵념한 뒤 조사를 낭독, 『정상적인 훈련업무 도중 기관고장으로 강원도 강릉지역에 좌초한 잠수함 승조원을 남조선에서 무참히 살해했다』고 「사과성명」과 달리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판문점=공동취재단>판문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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