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발표”“지침 따랐다” 갈려민주노총이 이끄는 총파업의 최일선에 있던 서울시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 김선구)의 전격적인 파업철회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민주노총이 30일 파업유보 방침을 발표하기로 한데 불만을 품은 김위원장의 「반란」이라는 분석과 김위원장이 파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민주노총의 양보를 받아냈다는 정반대의 해석이 나돈다.
김위원장은 29일 밤 11시40분께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이던 3백여명의 조합원들에게 『민주노총의 결정에 따라 밤 11시50분을 기해 사업장으로 복귀한다』고 예정에 없던 발표를 했다. 상당수 조합원들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반발했고, 사실확인을 요구받은 민주노총 실무자들은 『금시초문』이라며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형식이나 내용 어떤 점에서도 준비한 발표라고는 볼 수 없는 급작스런 상황의 전개였다.
지하철노조의 한 관계자는 『지하철 파업은 민주노총이 공공부문의 파업에 신중론을 펴는 상황에서 김위원장이 주도한 것으로 안다』며 『파업 이후에도 민주노총측이 여론 운운하며 공공부문의 파업에 계속 소극적으로 임하자 김위원장이 화가 나 직장복귀를 선언해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결정에 따라」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불만의 표시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민주노총의 한 간부는 『신년연휴에 지하철 병원 등 공공부문만 파업하기는 인력동원, 여론지지 등 모든 면에서 쉽지 않아 파업유보를 검토하고 있던중 김위원장이 요청해 와 받아들인 것』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누구의 주장이 옳든 예고가 없었던 직장복귀발표는 민주노총 및 지하철노조의 전략혼선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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