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놨던 사업 다시 챙겨재계는 북한의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북한의 공식사과로 그동안 중단돼온 남북경협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98년이후에나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재계는 이번 사건의 타결을 반기면서 미뤄놨던 경협사업을 다시 챙기기 시작했다.
재계는 그러나 일단 잠수함사건 이전상태로 돌아갔을뿐 경협이 곧바로 활성화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 모그룹 북한팀 관계자는 『잠수함사건이전에도 4자회담문제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었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기업들의 사전준비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터여서 정부가 94년 11월의 남북경협활성화 조치같은 획기적인 지원책을 내놓더라도 당장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재계는 이에따라 기업인의 방북 등을 통해 한때 논의했다 보류한 사업을 진전시키는 선에서 경협을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재계에 따르면 대우 LG 삼성 현대 등 남북경협에 적극적이었던 대기업들은 기술진을 포함한 기업관계자들의 방북을 재추진키로 했다. 특히 남포공단에서 남북한 최초로 합영회사를 가동중인 대우의 경우 잠수함사건이후 국내로 돌아온 박춘 상무 및 기술진의 방북을 기대하고 있다. 대우는 박상무 등의 방북이 성사되면 남포공단에 컬러TV합영공장을 추가로 설립하는 문제를 이른 시일내에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컬러TV를 위탁가공해 국내에 반입하고 있는 LG그룹은 합영공장 설립을 위해 기술진방북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현대도 전동차 및 자동차사업에 관한 협의를 진척시키기 위해 기업관계자들의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LG와 현대의 경우 잠수함사건 직전 그룹 고위관계자들을 북한에 보내 사업의향서를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확답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협력사업자 승인을 받은 업체들도 사업승인을 위해 북한과의 접촉을 타진할 움직임이다. 현재 협력사업자 승인업체는 대우 외에 삼성(통신) 고합물산(의류 봉제 등) 한일합섬(방직 등) 국제상사(신발) 녹십자(의약품) 동양시멘트(시멘트저장 싸이로) 동룡해운(하역설비) 태창(금강산 샘물개발) 등이다.
그동안 사업을 본격추진하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국 베이징(북경) 등에서 간접적인 접촉을 해왔던 이들은 정부의 방북 승인이 있을 것에 대비, 내부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이밖에 나진·선봉 무역관설치와 한국공단조성을 추진해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및 한국토지공사의 움직임도 재계될 전망이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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