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치·파업 해법찾고/정권재창출 밑그림 그릴듯김영삼 대통령이 연말연시 5박6일간 청남대에 머무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계휴가때 일주일가량 머무른 적이 있었지만 신정연휴나 추석연휴 등에 이처럼 장기간 청남대에 체류하는 것은 취임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는 물론 휴식의 의미도 있겠지만 사실상 집권 마지막해가 될 내년의 국정운영을 위해 그만큼 생각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이번에는 김대통령이 생각해야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를 맞아 김대통령이 풀어야할 현안이 적지 않지만 그중 15대 대통령선거에서의 정권재창출 문제가 가장 큰 과제임에 틀림없다.
취임이후 추진해온 정치개혁의 완성을 위해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믿고 있는 김대통령은 이번 청남대행을 통해 그 생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구상할 것이다.
여권의 대선체제 가동을 위한 당정개편, 대선후보의 선출방식과 시기 등 대권관리를 위한 큰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여권의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의 확고한 단합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도 권력의 누수현상이 없어야 한다는 게 김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이같은 기조위에 새해 국정운영의 틀이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와 함께 지난 4년여동안의 개혁작업을 마무리하고 차기정권을 위해 새로운 개혁의 기초를 닦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공직자재산등록 군개혁 노사개혁 사법개혁 등 적지않은 부분에서 개혁작업이 이루어졌지만 이는 과거 군사정권시절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기초일 뿐이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김대통령은 임기후반기임에도 구애받지않고 21세기를 위한 개혁의 단초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해 신년초 또하나의 개혁조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낳고 있다.
이밖에 김대통령에게는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들도 있다. 우선 노동관계법 개정안의 국회처리에 따른 노동계의 총파업사태를 수습해야하고 여야 정면대치 국면을 맞고 있는 정치권의 막힘도 뚫어야 한다.
또한 『국정운영의 주안점은 안보와 경제에 있다』는 김대통령의 말처럼 한반도 긴장상황을 완화하고 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제살리기에도 주력해야 한다.
김대통령은 청남대구상을 통해 이같은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 신년초 국정연설 또는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그 골격을 밝힐 예정이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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