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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사과 끌어내기까지

입력
1996.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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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없인 지원없다” 최후통첩에 북 구체적 협상 응해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이형철 북한외교부미주국장의 뉴욕방문으로 시작돼 만 20일간 끌어온 북·미접촉은 엉거주춤 넘어가려는 북한을 사과라는 「외양간」으로 몰기위한 지루한 「소몰이 게임」이었다.

북한은 17일 4차접촉 이전까지만 해도 사과문제는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공동설명회 ▲미사일 ▲연락사무소 ▲미군유해송환협상 등 북·미현안에 대해서만 유화적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이는 여타 현안 진전을 통해 사과문제를 희석 시켜 보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한미는 4차접촉부터 식량난 및 경제위기에 따라 북한이 시급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감안, 사과문제에 대한 배수진을 쳤다고 외무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따라 미국은 4차접촉에서 사과문제의 해결 없이는 여타 현안의 진전이 어려우며, 식량지원 등 결정적 지원도 실현될 수 없다는 최후통첩을 전달했다는 것.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인 것은 4차접촉 이후. 19, 20일 연쇄접촉과정에서 북한은 사과원칙에 합의하면서 일단 수그러진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북한측은 당국자 명의의 사과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 협상타결에 밝은 전망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러나 북한은 또다시 미국에 대한 사과를 주장했고, 우리 정부는 「우리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면 더이상의 협상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하는 등 강경입장을 또다시 밝혔다. 이후 사과의사와 번복을 거듭하던 북한측은 23일 6차접촉에서 우리측에 대한 사과의사를 밝히면서 사과 내용과 형식에 대한 구체적 협상에 응해오기 시작했다.

결국, 28일 접촉에서 최종타결이 이루어진다면 이번 협상은 북한의 「시급한 필요」를 담보로 한 한미의 버티기가 성공한 케이스로 기록될 것 같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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