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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정국 이대로 둘 것인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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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정국 이대로 둘 것인가(사설)

입력
1996.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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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단독으로 노동관계법 등을 기습처리한데 대한 반발로 빚어진 노동계의 파업은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지하철과 병원으로까지 번지는 등 심상치가 않다. 이로 인해 국정이 표류하여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속에 나라 전체가 무거운 분위기에 싸여 있다. 국민들로서는 앞뒤가 막혀 있는 기분이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연 언제까지 이 기습통과의 파장이 계속될 것인가, 시국은 언제쯤 안정될 수 있을 것인가, 해결방안은 없는 것인가라며 답답해 하고 있는 것이다.여당에 의한 중요법안의 기습통과와 이에 대한 야당의 강력한 반발로 정치는 완전 정돈된 상태다. 정체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망가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호 존중이나 타협정신은 흔적도 없다. 깊은 불신속에 살벌하고 극단적인 공격성, 비난성 용어가 난무하는 정치판은 아예 전장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야당은 2일간의 국회서의 농성과 여당 규탄공세 등에 이어 노동관계법 등의 기습처리의 원천 무효를 확인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원인무효소원과 함께 서울고등법원에 기습처리 무효가처분신청을 제기하기로 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정치판의 일을 사법부쪽에 당부의 심판을 구하게까지 된 것이다.

그 뿐인가. 이번 사태로 한국은 세계적으로 따가운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바로 3년전 오랜 군사통치를 벗고 문민시대를 열어 민주화를 촉진하고 각종 개혁작업을 과감하게 단행했던 한국이 어떤 사유에서건 국회에서 새벽에 여당 단독으로 중요법안을 기습처리한데 놀라는 한편 파업으로 한국경제가 더 침체되는 것이 아닌가 하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지금 형편은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 정치권은 여야가 감정까지 곁들여 적대적인 상황으로 변했고 잇단 파업으로 노사는 긴장 관계를 이루어 이래저래 국민들마저 불안감을 갖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외면할 수 없다. 지금의 상황을 아무도 말릴 수 없다지만 그래도 정치권이 수습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 여기에는 마땅히 3김씨가 나서야 한다. 3김은 이 나라 국정과 정치의 최고 지도자요 책임자다. 물론 지난 4·11총선 이후만 해도 숱한 감정의 갈등이 있겠지만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조건없이 한자리에 모여 난국을 풀어야 한다. 여기에는 격식도 조건도 필요없다. 무릎을 맞대고 서로가 불만을 토로하고, 하고 싶은 얘기를 하면 반드시 이 무거운 위기를 풀고 난국을 화국으로 바꿀 수 있는 타협점과 처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찾아야 된다.

3김씨의 회동은 이를수록 좋다. 파업 등이 연말 연초로 가라앉을 것이며, 쟁의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어서 외면하겠다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여기에는 3김씨간의 승패개념이 있을 수 없다. 타협점을 찾았을 때 승자는 바로 국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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