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에 보수경영은 없습니다”/종합식품회사 재도약 창사이래 최대혁신 진행중보수적 경영으로 유명한 (주)미원(사장 이덕림·57)이 앞서간다는 기업들도 깜짝 놀랄만한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올해초부터 상당수 직원에 대한 감원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계적으로 단행한 미원은 최근 장류업체인 화영식품과 기존 납품업체인 청정식품을 인수한데 이어 미국 CPC사로부터 베스트푸드 미원의 합작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등 일부 연관회사들을 흡수·통합했다.
『생산과 판매의 이원화에 따른 힘과 자원의 낭비를 막아 시너지효과를 높이는게 1차 목적이고 장기적으로는 조미료기업에서 종합식품회사로 영역을 넓히기 위한 기초작업입니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이후 회사창립이래 최대변화라고 일컬어지는 경영혁신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이사장은 내부적으로 반발도 없진 않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미원은 CPC사 지분인수로 영업만 맡았던 베스트푸드 미원의 제품개발 마케팅 등 경영 전분야를 맡아 그동안 경쟁업체에 비해 부진을 면치 못해온 경영성적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서구식 조리식품(베스트푸드 미원)에서 우리 전통식품(화영식품)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식품사업구조를 갖춘 것도 중대한 의미가 있다. 외형신장만을 앞세워 방만하게 펼쳐온 사업중 벌꿀류 고추가루 등 경쟁력이 없는 부문은 과감히 끊어 버렸다.
이사장은 미원이 식품사업을 하면서도 고객지향적 마인드를 갖지 못해왔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앉아서 장사하던 조미료사업에 너무 오래 젖어 고객들의 마음을 읽는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진단이다.
중간 관리조직을 대폭 통폐합하고 현장의사 결정을 강화하는 것을 내부구조개편의 골격으로 삼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사장은 또 직접 영업 최일선 조직을 돌며 판매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는가 하면 노래방에서 어울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직원들의 시야를 넓히고 변화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게 하기위해 손익 마케팅등 경영개념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선진기업의 예를 보더라도, 경영혁신의 갈길은 분명합니다. 방대한 관료적 조직을 슬림화해 의사결정절차를 신속화하고 개개인에게 분명한 자기책무(Accountability)를 인식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사장은 『식품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우호적인 브랜드이미지를 심는게 선결과제』라며 이를 위해 향후 생산되는 식품은 모두 「청정원」브랜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대대적인 홍보캠페인도 전개할 계획이다.
이사장은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올해 7,500억원수준인 식품부문 매출이 내년에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분야 외에도 축산 유화 의약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현재 미식품의약국(FDA)의 승인절차를 추진중인 세파클러계 항암제가 상품화할 경우 그동안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의약사업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배정근 기자>배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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