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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불 외교갈등 더 깊은 골/불,대이라크 항공정찰 불참선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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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불 외교갈등 더 깊은 골/불,대이라크 항공정찰 불참선언 의미

입력
1996.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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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군 명분도 빛 바래미국이 27일 프랑스의 「외교 강펀치」를 맞았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보호를 위한 다국적군의 연합정찰 작전(작전명 위로제공작전)에 프랑스가 불참하겠다고 일방 선언했기 때문이다. 서방의 대 이라크 공조전선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미국주도의 「위로제공」작전이 시작된 것은 91년 걸프전 직후. 이라크의 쿠르드족 압살을 막기위해 이라크 북위 36도 이북지역을 「비행 금지구역」으로 선포하면서 미국은 「다국적군」의 구색을 맞추기위해 프랑스와 영국을 끌어들였다.

이어 터키 남부 인실리크 공군기지에 미 영 불 3개국 50여대의 전폭기를 배치, 이라크의 비행금지구역 준수여부를 감시해왔다. 명색만 「다국적군」일 뿐 미국이 사실상 지휘권을 쥐고 이라크 군사 압박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실제로 이라크의 비행금지구역 위반을 이유로 미국은 그간 수차례 이라크에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다국적군에 불참하기로 한 프랑스의 뜻은 명료하다. 우선 미국이 「비행금지구역」을 구실로 이라크를 떡주무르듯 하는데 더이상 「들러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결정은 프랑스가 최근들어 본격화한 독자적 중동정책의 단초로 해석할 수 있다. 프랑스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 정권등장이후 『중동에서의 미국과 프랑스의 이익은 별개』라는 입장을 강조해 왔으며 중동 협상 중재의사를 밝히는 등 이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노력해왔다.

미국으로선 적지않은 충격이다. 프랑스가 빠질 경우 영국과 터키만 남게돼 다국적군이라는 용어가 무색해질 뿐더러 이는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대내외에 드러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의 존재 명분도 그만큼 희석될 수 밖에 없다.

이번 프랑스측 결정을 계기로 양국 외교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지휘권논란 및 유엔 사무총장 인선문제, 중동협상 주도권 등을 놓고 번번이 충돌해 온 양국은 또한번 불꽃튀는 신경전이 불가피해졌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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