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시대 허리띠 졸라매기 “신선한 충격”서울 영등포구가 내년예산을 올해보다 줄여 편성, 「내실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구예산으로 선심성 행사를 벌여 빈축을 사는 것과 대조를 보여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영등포구(구청장 김두기)는 28일 내년 총예산을 금년보다 7.6% 적은 1천2백99억6천1백만원으로 확정했다. 일반회계에서 올해보다 무려 1백30억원이나 줄였다.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경직성 경비는 올해 5백1억원에서 내년에는 5백13억원으로 12억원 가량 늘었지만 봉급인상 등으로 인한 인건비 자연증가분 약 30억원을 감안하면 업무추진비 용도품비 관서운영비 차량유지비 등 다른 고정경비에서 항목마다 1∼2억원씩 총 18억원을 삭감한 셈이다. 구민들에게 꼭 필요한 도로확충, 녹지조성 등 투자비는 그대로 살리고 합창단 창립, 전시용 행사, 예비비 등 불요불급한 예산은 아예 항목을 삭제했다.
영등포구가 내년 살림살이를 이처럼 초긴축으로 짠 이유는 불황이 내년까지 지속돼 세수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가격 안정과 과표동결로 주된 세수인 종합토지세가 금년보다 59억원이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구살림을 알뜰히 하기 위해서는 씀씀이를 줄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예산은 원래 늘어나는 게 상식인데다 민선시대는 사업을 벌여야 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예산을 줄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예산을 늘리고 빚을 내서라도 일을 벌이고 싶어한다. 이 때문에 영등포구의 감액예산편성에 대해 서울시청관계자들은 『민선시대에 좀처럼 기대하기 어려운 「용단」』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감액예산편성에 대해 구청측은 『전반적인 불황으로 구민들도 어려운데 구청도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가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하고 「세입내 세출」원칙을 고수했다』고 밝혔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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