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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총파업 파장­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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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총파업 파장­경제에 미치는 영향

입력
1996.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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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생산손실 9,000억/수출차질 3억5천만불 달해/장기화땐 산업전반 파국 우려/“계약파기” 경고 빗발… 올 무역적자 2백30억불 넘을듯『파업이 일주일 이상 계속될 경우에는 선박납품계약을 취소하고 수입선을 일본으로 바꾸겠다』 『이번 파업으로 계약기간내에 제품을 인도하지 못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

노동계가 노동관련법 기습처리에 항의, 파업에 돌입한 26일이후 국내 조선 자동차 등 수출주력업체에는 이같은 내용의 경고성 문의전화가 해외바이어와 딜러 등으로부터 연일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 이번 파업의 파장이 벌써부터 산업현장에 깊숙이 미치고 있는 것이다. 「노동법 신드롬」에 시달려온 이들 업체들은 해외거래업체들을 달래느라 안간힘을 다하면서도 이번 파업이 정치적인 성격이 짙고 장기화국면으로 치달아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파업이 오래 갈 경우에는 생산차질은 물론 중소하청업체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수출계약취소 등으로 물량이 몰리는 연말수출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가져와 국내산업이 파국을 맞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7일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파업이 지속될 경우 정부가 수출경쟁력 향상을 위해 특별관리하고 있는 70개 주요업체중 파업에 참여한 32개 업체의 생산차질액과 수출차질액만도 파업이 시작된 26일부터 연말까지 5일간(일요일 제외) 각각 9천1백10억원과 3억5천7백만달러에 달해 무역적자는 당초 예상치를 훨씬 넘어설 수 밖에 없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까지 5일동안 37억달러가 수출됐고 수출경쟁력이 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4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출차질액은 산업계의 허리를 휘게하는 심상치 않은 규모이다.

파업에 가담하는 업체가 늘어나면 산업계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재정경제원 등 관계당국은 노동법처리 전날인 25일 현재 무역적자가 2백억달러를 이미 넘어섰고, 파업이 계속될 경우 연말 수출드라이브에 차질을 빚어 올해 무역적자는 2백3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현대 기아 등 전업체가 파업에 돌입한 자동차업계는 연말까지 1만9천여대, 1억5천만달러를 넘는 수출손실이 발생해 업계의 올수출목표 달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파업이 멈추지 않는 한 현대자동차는 하루 2천1백여대, 기아자동차는 1천5백여대가 생산되지 못해 관련산업전반에 피해가 확산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자동차 외에 중공업 조선 기계 등 수출주도형산업도 상당수 업체들이 파업에 동참함에 따라 연말연시 수출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업은 수치상의 손실외에 국내업체의 신용에도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쳐 국내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조의 찬반투표를 거쳐 26일 파업에 들어간 한라중공업 관계자는 『선박건조를 주문한 해외선사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고 일부선사들은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면서 『파업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해외선사들이 거래선을 해외업체로 돌릴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파업이 10일이상 진행되면 해외딜러들에게 보내진 차량과 국내재고가 바닥나고 수출이 전면중단되는 사태가 올 것으로 판단,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결국 총파업으로 이어진 노동법파동은 우리경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가를 판가름하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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