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651P 폐장… 현정부 출범당시 밑돌아/무차별 ‘주가파괴’… 지수 연초비 27% 하락우울한 증시 폐장일이었다. 노동계 총파업의 여파로 마지막날까지 폭락세가 멈춰지지 않았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651.22로 연초(1월3일)의 888.85보다 무려 237.63포인트나 떨어졌다. 연중최저치는 물론,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문민정부 출범주가(655.61, 93년 2월25일)마저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은 내년 증시도 희망이 없다고 판단, 감정적인 투매로 올해 증시를 마감했다.
96년 증시는 80년대 중반이후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92년에는 한때 종합주가지수가 450대로 폭락하기도 했지만 올해처럼 「주가파괴」가 거의 전종목에 걸쳐 나타난 적은 없었다.
연초대비 주가하락률도 26.7%로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예금이나 채권의 세후 수익률을 최저 10%로 볼때 지난 한해 주식투자자들의 손실은 사실상 36%이상에 달하는 셈이다.
올해 증시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수출경쟁력 약화, 금리―환율 급등, 주식 수급사정 악화, 노동계 총파업위기, 금융계 사정 등 겹겹의 악재에 휩싸여 폭락가도를 달렸다. 4·11총선 직후 주가가 1,000포인트를 향해 치닫자 정부는 대대적인 공급확대정책을 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고, 주가폭락으로 골병이 든 기관투자가들은 주가가 조금 오를때마다 매도주문을 쏟아냈다. 폭락세를 보인 폐장일 주가는 내년 증시도 험로를 걷게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선도전기 480% 상승
○…올해 증시 최고의 스타주(주)는 선도전기. 폭락장세 속에서도 주가가 연초 2만1,800원에서 27일 12만6,500원으로 무려 480.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선도전기의 기록적인 주가상승은 세계 최초로 고압 플라즈마방식에 의한 디젤용 매연후처리장치(DSR)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 DSR는 독일 벤츠사도 개발에 실패한 장치로 시장규모는 올해 100억원, 내년 1,900억원, 2000년 2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선도전기 외에 올해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은 환경 전기전자부품 등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신광산업(379.41%)과 한솔그룹에 전격인수된 영우통상(320.05%), 땅부자인 대성자원(268%), 삼성그룹계열인 에스원(265.57%) 등이었다.
반면 연초대비 주가하락률이 큰 종목은 건설업체인 태화(―80.66%), 삼성전자(우선주, ―76.54%), 삼익악기(―75.13%), 건영(―69.54%), 한국합섬(―68.38%) 등 대형주들이 차지했다.
○‘반토막종목’ 속출
○…주가가 폭락하면서 연중 최고가에 비해 폐장일 주가가 50%이상 하락한 「반토막 종목」도 속출, 에스원 삼성전자 삼성물산 청호컴퓨터 등 50여개에 달했다. 에스원은 연중최고치였던 7월10일 38만6,500원에서 27일 15만5,000원으로 60%나 하락했고 삼성전자도 2월1일 14만2,000원에서 4만5,500원으로 68% 떨어졌다.
○액면가 이하 종목 119개
○…주식 시가가 액면가인 5,000원에 미달하는 주식수도 폭증, 90년대 들어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27일 액면가미달 주식종목은 전체 1,140개중 10.4%인 119개에 달해 지난해말의 68개(전체종목 1,122개)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1,000원미만짜리 주식도 거성산업(우선주·950원) 논노(750원) 남선물산(700원) 태화(640원) 금하방직(360원) 등 5개에 달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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