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은 중국황실의 마지막 환관 순야오팅(손약정)이 지난 17일, 20여년간 은둔해 온 베이징의 한 사찰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나이 97세. 최후의 황제 푸이(부의)의 황후 완룽(완용)을 모셨던 그의 죽음은 왕조중국과 현대중국을 연결하는 한 고리의 사라짐과 같다고 덧붙이고 있다.환관은 궁중에서 왕이나 왕비를 가장 가까이서 모시던 신하로 우리에겐 내시로 알려져 왔다. 기원전 1122년 주나라때부터 시작되어 3,000여년간 지속해 오다 1911년 중화민국 건립으로 폐지됐다. 일본의 사학자 하사카와(교천시웅)의 환관열전에 보면, 환관은 중국고유의 전통중 하나였으며 특히 인간에게 신의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하는 그들의 생활철학에서 유래되었다고 했다.
이는 또 위 아래 그 어느 한쪽에만 적용되지 않는게 그의 설명이다. 환관은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한다는 뜻에서 자신의 성기를 제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순야오팅도 8세때 할아버지에 의해 거세된 것으로 되어 있다. 일생동안 천황과 황후를 모시면서 불필요한 일체의 언행도 삼갈뿐 아니라 잘못이 발견되면 직언도 서슴지 말아야 한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환관에 대해 신체의 일부를 제거하는 잔인함 외엔 충절과 신의의 표본이라며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96년 한해도 이제 나흘을 남기고 있다. 지난 한해도 숱한 재난·사건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특히 모두에게 「믿음」이 어떤 것인가를 생각케 했다.
공자도 나라에 가장 중요한 것이 식량·군비·믿음이며 그중 믿음이 부족하면 단 하루도 유지해 나갈 수가 없다고 했다. 믿음만 있으면 배고픔, 외세의 침략까지도 능히 극복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새해엔 우리 모두에게 믿음이 충만한 한해가 됐으면 한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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