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사람들서 진짜 감동을 배워요”『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안된다. 하지만 경박해서도 안된다. 인물이나 상황은 살아 움직여야 한다. 감동을 강요하는 것은 금물. 따라서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된다』
시골 부역장 가족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려온 MBC 일요가족극장 「간이역」의 작가 최완규(32)씨가 열거하는 「감동의 기교」이다. 그러나 한순간 지나가는 「거짓감동」이 아닌 가슴에 한동안 남아있는 「진짜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감동에 매달리면 재미가 없고, 재미를 찾다보면 어느새 감동은 사라진다.
최씨가 간이역에서 그리고 싶었던 것은 「주변자의 삶」. 「간이역」이라는 주변적 공간을 오고 가는 평범한 인생의 애잔함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30여년간 말단 공무원으로 일해온 아버지는 고작 부역장으로 퇴직을 앞두고 있고 그의 가족들도 저마다 상처를 하나씩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이들은 서로 씨줄과 날줄이 되어 사연을 엮어내고, 슬픔을 자아낸다.
최씨는 드라마 때문에 벌써 석달째 극중 무대인 춘천 신남역 앞에 여관방을 잡아놓고 객지생활을 하고 있다. 아무리 드라마라도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깊은 울림」이 나온다는 믿음 때문이다. 역 주변을 오고가는 사람을 꼼꼼하게 취재해 드라마에 반영한다.
『한때 일본에서 「오싱」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죠. 당시 경제거품이 사라지고 풀이 죽어버린 일본 열도가 울면서 활기를 되찾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천대를 중퇴하고 그의 말대로 「이것 저것」하다 방송작가에 입문한 그는 MBC 「종합병원」, 미니시리즈 「그들의 포옹」 등을 썼다. 앞으로 고 김기팔씨의 「땅」처럼 선이 굵은 작품을 쓰는 것이 포부.<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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