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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새벽 기습처리­허찔린 야당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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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새벽 기습처리­허찔린 야당 움직임

입력
1996.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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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쿠데타” 초강경투쟁 선언/여 의원 명패에 검은천… 밤샘농성/김 의장·오 부의장 불신임안 내기로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당은 26일 신한국당의 안기부법·노동관계법 기습처리에 완전히 허를 찔린 표정이었다. 하지만 허탈한 심정도 잠시, 양당의원들은 이번 여당단독 기습처리를 「의회민주주의의 조종」으로 규정, 극도로 분개하면서 강도높은 대여투쟁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잇단 대책회의와 양당 합동의원총회에 이어 국회 본회의장 농성에 돌입한 야당 의원들중 일부는 전 야당의원들의 일괄 사퇴, 무기한 단식농성 등 초강경 대여투쟁을 주장하기도 했다.

▷본회의장 농성◁

국민회의 자민련 의원들은 26일 하오 2시께부터 본회의장에 모여 농성에 돌입, 27일 새벽까지 의석을 지키며 여당의 날치기 법안처리를 성토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1시간 토론 1시간 휴식」이란 농성지침에 따라 회의와 구호제창을 반복한뒤 자정께부터는 개별적으로 모포와 매트리스 등을 반입, 본회의장 복도 등에서 수면과 휴식을 취하며 밤을 지샜다. 김대중 총재는 이날 밤 10께까지 국회총재실을 지키다가 귀가했고 김종필 총재도 총재실에서 자정 무렵까지 농성에 동참했다.

양당은 본회의장에서 농성을 마친뒤 신한국당이 새벽 6시에 날치기를 감행한 점을 감안, 27일 새벽 6시에 규탄대회를 갖기로 했다.

의원들은 농성 시작과 함께 『김영삼 대통령에게 파괴된 민주주의와 의회정치에 조의를 표한다』며 김수한 의장과 여당의원들의 명패를 검은천으로 가린데 이어 전원이 당으로부터 지급된 검은색 넥타이를 갈아매기도 했다.

▷양당 대책위원회◁

양당은 이어 하오 9시 조세형·한영수 부총재와 당3역 등 8명으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를 열고 대책위의 명칭을 「반독재투쟁 공동위원회」로 정하고 향후 대여투쟁 일정을 숙의했다.

공동위는 산하에 △법적 투쟁 △홍보대책 △집회 소위 등 3개 소위를 구성하고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에게 각각 업무를 분담토록 했다. 양당은 우선 국민회의 이상수·신기남, 자민련 이건개·함석재 의원 등으로 구성되는 법적 투쟁 소위를 통해 27일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과 함께 법원에 국회의결 무효확인소송과 통과 법안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한편 김수한 의장, 오세응 부의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키로 했다.

▷의원 총회◁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이날 상오 8시께 국회로 나와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여당의 법안 강행처리에 대해 『이는 역사상 유래없는 새벽 날치기이자 법적으로 원천무효』라며 『그 부당성을 국민들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근태 부총재는 이날 새벽 상황을 「신한국당의 폭거」라며 『그동안 자민련에 대한 집단탈당 공작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증명됐다』고 분개했다.

자민련은 상오 7시30분 마포 당사에서 총무단회의를 소집한데 이어 8시30분 국회 총재실에서 김종필 총재 주재로 긴급간부회의와 9시30분 원내총무실에서 자체 의원총회를 잇따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자민련 김총재는 『집권여당이 우리당 소속의원들을 집단탈당 시키고 신한국당에 입당시킨데 이어 사상유례 없는 날치기 법안처리를 강행한 것은 지방자치제와 야당, 국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분개했다.

▷합동 의총◁

낮 12시30분 국회 예결위회의장서 열린 양당 합동의원총회에는 소속의원들 대부분이 참석, 서로 발언하겠다고 나서는 등 성토분위기가 한층 가열됐다.

국민회의 김총재는 『김영삼 정권의 지금 행위는 4·19 직전 자유당 정권이 하던 짓과 똑같다』며 『불퇴전의 용기로 단호하게 끝까지 싸워 치욕적인 여당의 작태에 대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으며 자민련 김총재는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새벽기습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홍윤오·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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