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가 반미·좌익세력 끌어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쿠바 의회는 24일 전설적 혁명지도자 체 게바라의 사망 30주년인 97년을 「게바라의 해」로 정했다. 쿠바 정부와 언론도 게바라 열기를 확산시키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정부는 게바라가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함께 친미 바티스타 독재정권에 대항해 싸운 유격근거지들을 새단장하는 등 성역화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쿠바가 「게바라 우상화」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국민적 통합과 함께 반미·반제국주의의 메카이자 중남미 좌익의 맹주로서의 위상강화를 노린 것이다. 쿠바가 페루 일본 대사관저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게릴라들에 망명처 제공의사를 내비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의도는 쿠바 의회가 같은 날 미국의 대쿠바제재법인 「헬름스―버튼법」에 대항하는 법을 통과시켜 더욱 노골화했다. 이 법은 쿠바에 투자하는 제3국 기업의 사업정보를 미국으로 유출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쿠바와 거래하는 기업을 제재하려는 헬름스―버튼법을 무력화하자는 것이다. 카스트로의 「마이 웨이」는 미국의 고사작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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