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필레이션·영화음악 앨범 인기/셀린느 디옹 솔로 최고판매 기록/앨러니스 모리셋 화려한 등장/상업화 ‘얼터너티브’ 새 진로 모색/‘얌전해진 메탈리카’ 등도 화제올해는 팝 음악이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특이한 해였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과 마카레나의 열풍으로 팝음악이 남녀노소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흔치 않은 풍경이 벌어졌다.
9월 마이클 잭슨의 공연을 둘러싼 전 국민적인 논쟁은 대중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여유롭지 못한 시각을 보여주었다. 공연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공연이 사회에 끼칠 영향들에 대해 벌였던 논란들은 객석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콘서트로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마카레나 열풍은 즐거운 춤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라디오를 찾아 듣거나 앨범을 사지 않아도 이 노래를 한번 듣지 않은 사람은 없을 정도였고 전국의 댄스 클럽은 마카레나 타임을 만들었다. 세계적인 열풍 속에 상륙한 춤곡 마카레나는 다른 어떤 춤보다도 쉽다는 점 때문에 세대를 초월한 인기를 얻었다.
국내 팝 시장에서는 2∼3년 전부터 등장한 컴필레이션 앨범과 영화 사운드 트랙이 많이 팔려 나갔다. 히트곡들만을 모아놓은 컴필레이션 앨범들은 처음에는 댄스곡 위주로 제작됐으나 인기를 얻자 발라드, 올디스 벗 구디스, 록 음악 모음집으로 확대됐다. 컴필레이션 앨범으로는 「Now 2」와 「96 그래미상 후보곡들」이, 사운드 트랙으로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가 가장 많이 팔렸다. 셀린느 디옹의 인기는 국내에서는 머라이어 캐리를 앞질러 솔로 가수의 앨범으로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이밖에 전통의 강호 케니 지, 조지 마이클 등이 꾸준한 판매고를 올렸다.
미국 시장에서는 로스 델 리오의 마카레나와 머라이어 캐리의 「One Sweet Day」가 각각 14주동안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르며 신기록을 갱신하는 사이 눈에 띄는 신인을 찾기가 힘들었다. 앨범차트에서는 발매된 지 1년 반이 넘는 앨러니스 모리셋의 데뷔앨범 「Jagged Little Pill」이 전세계적으로 4,000만 장 이상을 팔아치우며 최고의 자리를 다졌다. 비틀즈의 「앤솔로지」음반 시리즈는 20여년 만에 그들의 신곡을 듣는 기쁨을 안겨주며 여전한 인기를 얻었다.
록계에서는 이미 주류 앨범시장의 인기대열에 들어서 본령을 잃어버린 얼터너티브 이후에 대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시기였다. 94년 죽은 얼터너티브의 신화 커트 코베인의 그룹 너바나의 라이브 앨범이 식지않는 이들에 대한 열기를 재확인시켜주는 동안, 얼터너티브의 원형을 제시했던 펄잼과 R.E.M의 새 앨범은 90년대 후반 록의 방향의 새 지침으로 기대를 모았고 랩, 포크 등과 결합된 록들이 등장했다.
정통 헤비메탈의 진수를 들려주던 메탈리카가 긴 머리를 싹둑 자른 모습으로 내놓은 신보 「Load」는 날카로움이 제거된 음악으로 메틀 팬들의 경악을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헤비메탈의 앞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했다. 대신 소수의 음악이던 이들의 새 앨범은 어느 앨범보다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밖에 오아시스, 블러 등이 94년부터 일으킨 브릿 팝(Brit Pop)의 열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유지됐다.<이윤정 기자>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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