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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 객원편집위원 송년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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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 객원편집위원 송년 좌담

입력
1996.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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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의료보도’ 새 지평/권위있는 필진 구성 신뢰도 크게 높여/객관적 정보도 풍부 올바른 치료에 도움/한방·민간요법 등 분야 다양화는 과제로「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이 출범 9개월을 맞았다. 매주 목요일 두 페이지씩 총 40회를 진행해온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은 지금까지 전국 40개 병원의 엄선된 전문의 300여명이 필진으로 참여,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법, 최신의학, 바람직한 식생활요령 등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폭넓게 소개했다. 한국일보사는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에도 알찬 내용의 지면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23일 객원편집위원 송년좌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이 사이비 의료관련 정보를 몰아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진단하고 앞으로도 정확하고 유익한 건강·의학관련 정보의 전달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편집자 주>

□참석자

김창엽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사회>

김세철 중앙대용산병원장·비뇨기과

남궁성은 강남성모병원장·산부인과

홍영재 세브란스병원 기획관리실장·안과

▲김창엽 교수=3월28일 첫선을 보인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은 그동안 「전문성과 대중성의 조화」를 편집의 대원칙으로 삼아 의사들이 직접 기획 및 기사작성에 참여하는 한국 언론사상 초유의 실험을 해왔습니다. 기존의 건강·의학보도와 비교할 때 어떤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주위의 반응부터 들려 주십시오.

▲남궁성은 원장=지금까지 신문이나 방송을 통한 건강정보가 다소 무원칙하다 보니 독자들에게 많은 혼란을 줘왔던 게 사실입니다.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은 각종 의학정보를 정확하고 알기쉽게 전달, 독자들의 올바른 질병치료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자부합니다.

▲김세철 원장=권위있는 의사들이 필진 및 객원편집위원으로 대거 참여, 각종 의학·건강정보를 직접 전달해주기 때문에 다른 신문에 비해 신뢰성이 간다는게 대체적인 평가인 것 같습니다. 특히 국내 일간지 중 유일하게 매주 한꺼번에 2개면을 할애한 때문인지 지면구성이 다양하고 시의성 있는 정보가 풍부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홍영재 실장=의료계에서는 그동안 언론의 의학·건강정보가 특정병원이나 의사의 치료법을 과대 선전하는 등 의료현실을 왜곡한 경우가 많았다며 불신이 팽배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한국일보의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에 대해서는 의학전문가들을 지면제작에 참여시켜 의료정보의 객관성·정확성을 확보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각종 의료관련 단체의 건강·의학기사 모니터 결과에서도 한국일보의 건강·의학면이 공정하고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교수=한국일보의 건강·의학면이 정확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국내 보건·의료 보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언론의 대중성과 의사의 전문성을 결합한 현재의 방식이 궁극적인 목표는 아닐 것입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실험이 무의미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뉴스감각과 전문성을 함께 갖춘 언론인이 기사를 작성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홍실장=건강·의학은 다른 분야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것인 만큼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의사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료계 소식은 기자가 취재해서 전달하고, 구체적인 질병에 관한 정보는 의사가 전달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남궁원장=저도 동감입니다. 기자의 전문성 부재로 인해 왜곡된 의료정보가 남발되는 게 우리의 언론 현실입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병원가 소식, 의료정책 등은 기자가 다루되 순수의학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길 필요가 있습니다.

▲김원장=「기적의 암치료제」 천지산사건, 유전자치료 파문 등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한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독자들이 잘못된 의료정보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철저한 검증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제도적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교수=의학적 측면에서 정확하다는 게 큰 장점이긴 하지만 독자 일반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반인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한방·민간요법 등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고, 치과 등 일부 분야도 소홀히 다룬 감이 있습니다.

▲홍실장=한의학에 대해 일반인의 기대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동서의학의 만남」과 같은 고정란을 만들어 한약 침 뜸의 효과 등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을 과학적으로 풀어주는 노력은 바람직합니다.

▲김원장=서양의학의 일반적인 질병 위주로 다루다 보니 「몸이 찌뿌드드하다」 「눈이 충혈되고 피로하다」 등 사소한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해답을 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면이 다소 획일적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한방 등 다양한 분야를 함께 다루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교수=그밖에 개선해야 할 사항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남궁원장=10단 2개면이 온통 의료관계 기사이다 보니 지면이 산만해 보인다는 지적을 가끔 받습니다. 아무래도 의사들이 글을 쓰는 데는 서투르다 보니 표현능력의 부족으로 내용 전달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전국지인 만큼 서울 뿐아니라 전국의 명의들을 필자로 참여시키고, 가능하면 컬러지면으로 제작하는 문제도 고려했으면 합니다.

▲홍실장=「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을 표방하다 보니 일반적인 건강정보 위주로 다룰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쏟아지는 최신 의학뉴스가 사장되고 있습니다. 최신치료법 등 의료계 뉴스를 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봅니다. 또 도표 그래픽 삽화 등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게 지면의 가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교수=시각적인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의료관련 기사는 아무래도 딱딱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만화가를 동원, 건강문제를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하는 방식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홍실장=건조한 지면에 재미와 긴장을 주기 위해서는 새로운 형식을 시도해야 합니다.

▲김원장=질병이든 의료정책이든 특정 이슈가 떠올랐을 때 전문가 진단 등을 통해 시의적절하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의학면이 고급스럽고 권위있는 지면이 되려면 우선 의사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객관적인 필자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독자 여론조사를 실시, 지면에 적극 반영하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남궁원장=콜레스테롤의 연령별 기준, 고혈압의 정의 등 일반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병의 정확한 진단기준을 알리는 데 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독자들이 느끼는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게 언론의 중요한 사명이 아니겠습니까. 역량이 된다면 지면과 국민계몽사업을 연계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김교수=자화자찬 같지만 「의사가 만드는 건강·의학면」이 정확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는 것같습니다.

내년에는 시의성과 함께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하면서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정리=고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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