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과장 조심/반품여부 확인하라/가격도 따져봐야직장인 한동빈(37·서울 강남구 신사동)씨는 최근 가까운 친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기위해 C통신판매업체에 19만원짜리 외국산 가스히터를 주문했다. 바쁜 일정으로 쇼핑할 짬을 내지 못한 한씨는 전화로 주문한뒤 대금을 온라인으로 지불하면 배달까지 해주는 통신판매에 매우 편리함을 느꼈다.
그러나 친지로부터 연락을 받은 한씨는 울화가 치밀었다. 배달된 가스히터가 소음이 심하고 성능도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통신판매업체에 항의했으나 업체측은 아무런 이상이 없는 제품이라고 둘러댈 뿐이었다.
한씨처럼 통신판매를 이용하다 피해를 당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 선물시즌은 통신판매업체의 허위·과대광고가 극성을 부려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시기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피해사례는 959건에 달한다. 94년 534건에 비하면 무려 80%나 늘어났다. 접수되지 않은 것까지 고려하면 실제 피해는 이보다 휠씬 많을 것으로 소보원은 보고있다.
통신판매에 의한 소비자피해중 가장 빈번한 것은 역시 제품의 질과 관련된 사항이다. 카탈로그에만 의존해 제품을 구입했으나 실제 효용면에서는 광고문구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건강보조식품은 단순한 식품인데도 각종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는 의약품인양 표현하고 있으며 화장품은 기미나 여드름을 제거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현혹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수입된 일반용품을 의료용구로 과장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제품을 선물로 줄 경우 상대방은 선물을 받고도 기분이 상할 수 밖에 없다.
제품을 구입한뒤 반품이나 교환을 요구하면 업체측에서 과다한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도 잦다. 반품가능기한은 현재 20일로 규정돼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금을 미리 지급한뒤 업체와 연락이 두절돼 제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 통신판매의 가격이 결코 싼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두어야 한다. 통신판매 업체측은 도·소매 과정을 거치지 않기때문에 제품 가격을 대폭 인하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S전자에서 나오는 전자수첩의 경우 시중 할인점에서는 11만원에 구입할 수 있으나 B사 통신판매는 12만1,000원에 내놓고 있다. 또 백화점 할인가격으로 2만원인 스팀다리미를 D쇼핑사는 2만7,000원에 판매하는 등 오히려 다른 판매수단보다 비싼 경우도 상당히 많다. 한마디로 많은 통신판매업체는 시중에서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중간유통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유통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비자들은 통신판매 이용시 ▲판매업자 명칭이나 소재지 ▲원하는 색상 모델이 있는지 ▲반품비용 및 가능시기 ▲A/S가능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통신판매 이용전에 여러 업체의 카탈로그를 비교해 보고 제품을 구입한뒤에는 영수증을 반드시 보관해야한다. 이밖에 광고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정확한 성능을 파악한뒤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만약 판매업체가 제품을 환불이나 교환해 주지 않을 경우 소비자단체의 힘을 빌리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선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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