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도 98년부터 외국선수가 들어올 것 같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로 자리잡은 프로야구의 용병수입이 과연 타당한가 또 지금이 적기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의 찬반의견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찬성입장/김대훤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단장/경기력 향상·국제화 새로운 전기/양대리그제 실시 등도 가능해져 편집자>
국내 프로야구가 외국용병을 수입하려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마땅한 일이다. 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연간 500만 관중시대에 걸맞는 경기를 펼쳐왔는가 하는 물음에는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다. 외형적인 성장만큼 질적향상이 뒤따르지 못했다.
용병수입은 지역연고제에 힘입어 단기간내에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프로야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좋은 방안이다.
우선 프로야구도 국제화에서 예외일 수 없다. 당장 2000년부터는 프로야구선수도 올림픽에 출전한다. 따라서 국내 프로야구도 세계일류 수준으로 발돋움해야 팬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 국내 선수들은 뛰어난 외국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경기력 향상을 꾀할 수 있을 뿐아니라 세계의 높은 벽을 뛰어 넘을 수 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의 참패는 국제화에 뒤떨어진 국내야구의 현실을 대변한다.
또 외국용병수입은 국내프로야구의 여건과 제반제도를 현실적이고 합리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범한지 15년이 됐지만 국내의 현실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 용병수입으로 구단간의 전력평준화가 이뤄지면 모두가 바라는 전면 드래프트제도 가능할 것이다. 용병수입과 전면드래프트제가 성사되면 야구인이나 팬들이 부르짖는 양대리그제가 실시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양대리그제 도입으로 페넌트레이스에서 4위를 한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는 현행 포스트시즌제와 같은 기형적인 제도도 당연히 사라질 것이다.
일부에서는 용병수입으로 국내 아마야구가 위축될 것으로 보지만 이는 기우이다. 외국용병 수입에 힘입어 양대리그가 시행되면 국내선수들에 대한 기회도 확대된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경제논리로 보더라도 당연히 아마야구가 활성화 할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용병수입으로 왜곡된 돈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 이상폭등 현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선수들의 계약금과 연봉수준이면 얼마든지 우수한 외국선수를 들여올 수 있다. 실력보다 명성에 의해 몸값이 결정되는 바람에 구단들은 터무니 없이 많은 돈을 쓰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손해를 감수해왔다. 그러나 용병이 들어오면 능력에 걸맞는 계약금을 지불하고 합리적인 연봉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 덧붙여 이미 축구가 외국선수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 국민정서 문제는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98, 99시즌까지 용병수입에 따른 문제점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2000년부터는 전면 자유화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반대입장/황동훈 대학야구 감독협의회 간사·동국대 감독/아마야구 현실 열악해 시기상조/새싹 육성·저변확대 먼저 힘써야
지금은 외국선수를 들여올 적기가 아니다. 프로야구단들이 제 아무리 그럴싸한 논리를 내세운다고 해도 아마야구의 발전 없이는 프로야구의 도약도 없다는 생각이다.
82년 프로야구가 태동하기 직전만해도 프로야구의 근간인 고교야구팀은 60개에 달했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49개팀으로 대폭 줄었다. 프로야구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 아마야구는 점점 시들해 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과연 이런 시점에서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가는 자명하다. 용병수입은 언젠가는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프로가 발전하려면 앞서 밝힌 것처럼 아마가 튼튼해야 한다. 아마가 튼튼해 지려면 저변이 확대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아마와 프로의 뿌리인 초등학교야구팀의 현실을 살펴보자. 82년 초등학교팀이 113개로 올해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111개와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야구를 하려는 새싹들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82년만해도 등록선수가 2,312명이었다. 올해는 1,531명이 등록했을 뿐이다. 팀당 13.79명으로 경기 한번 하기도 벅차다는 게 일선지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선수수가 현상유지는 커녕 오히려 대폭 줄고 있어 중·고교팀에게 적잖은 여파가 미치고 있다. 결국 이같은 도미노현상으로 인한 피해는 프로야구 구단들에게 돌아갈 것이 뻔하다.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용병수입은 아마야구를 더욱 침체시킬 것이다. 당장 98시즌부터 용병이 등장하고 차츰 차츰 규제가 풀려 자유경쟁으로 외국선수를 들여오게 될 경우 국내 프로구단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손쉽게 전력상승을 꾀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구단들이 국내야구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할 지 의문이다. 프로출범이후 프로야구단들은 아마야구 육성을 입버릇처럼 외쳐왔지만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다.
용병이 잘하면 잘할수록 국내선수의 고용 및 출전기회는 당연히 감소될 것이고 야구의 저변확대는 불가능해 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용병수입은 야구팬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부여하고 경기력 향상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허용되어야 한다는데 이의가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마야구의 현실을 도외시한채 용병수입을 시행하는 것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는 것이다.
◎94년 KBO이사회 “전향적 검토”서 올 총회 상정/구단들 환영속 “위화감 조성 등 부작용” 우려도/실시땐 미 마이너리그급 주 스카우트 대상될듯
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15년간 재일동포를 제외한 외국선수들에 문을 굳게 잠가왔다.
그러나 26일 8개 구단 구단주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참가하는 총회에서 외국용병 수입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져 98년부터는 프로야구 그라운드에서도 외국선수들을 보게 될 것 같다.
외국선수 수입을 요구하는 프로야구계의 목소리는 출범 초기부터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아마야구계의 반대와 국민정서 때문에 추진되지 않다가 94년 구단 사장들이 참여하는 KBO 이사회가 「전향적으로 검토한후 2년후 추진하자」고 의견을 통일,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결국 96년 이사회는 외국용병을 들여오기로 의견을 모으고 총회의 안건으로 상정했다.
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각 구단은 KBO가 선정한 외국선수들중 5명을 지명해 이중 3명과 계약할 수 있다. 또 경기에는 2명까지 내보낼 수 있다.
구단들은 외국선수들과 연봉 1억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계약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뛸 수 있는 외국선수는 주로 미 프로야구의 마이너리그급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엄청난 몸값때문에 일단 스카우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선수가 국내 프로야구에 등장하면 팬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또 경기수준이 높아질 수 있고 선수충원이 쉬워져 프로구단들은 너도나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앞으로 메이저리그급 선수들을 수입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경우 국내선수들과의 현격한 연봉차이 때문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
또 정보부족에 따른 선수스카우트 실패로 쓸데 없이 외화를 낭비할 위험이 있다. 외국용병들이 월등한 기량을 보일 경우 국내선수들이 성취동기를 상실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선수들의 고용 및 출전기회가 감소하고 아마야구가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모든 문제를 떠나 외국용병수입은 일단 새로운 흥미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정연석 기자>정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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