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에는 술 마시는 회식자리가 잦게 마련. 그러나 과음하고 난 다음날 아침이면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머리가 흔들릴 정도의 두통에 구토감, 무력감이 더해지면 고통이 따로 없다. 알콜클리닉 김경빈(50) 원장에 의하면 『숙취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는 주량에 넘지 않는 양의 술을 천천히, 즐거운 기분으로 마시는 것이 최고』다. 그러나 분위기에 휩싸여 별수없이 과음을 하게 되었다면 몸과 속을 잘 다스리기 위해 어떤 지혜가 필요할까, 또 혹 잘못 알고 있는 과음 후의 상식은 없을까 알아보자.○두통약 복용은 위험
한국식품위생연구원의 김초일(40) 연구원은 『술 마신 후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 같은 두통약을 먹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아스피린은 위에서의 알콜대사를 방해해 결국 간의 부담과 혈중 알콜농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한다. 또 타이레놀은 간에서 독성대사물질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음주 후 습관적으로 복용하다보면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게 된다.
○녹차·커피 효과없어
술 마신 뒤 많은 사람이 즐겨 마시는 녹차와 커피는 실제적인 숙취해소 효과가 전혀 없다. 다만 심리적인 각성효과가 있을 뿐이다.
○콩나물국·배 등 좋아
가정에서 속풀이음식으로 흔히 준비하는 것이 콩나물국, 북어국, 꿀물, 칡차이다. 콩나물에 든 아스파라긴산, 북어국에 든 다양한 종류의 아미노산, 꿀물의 과당 등은 알콜분해를 도와주고 숙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이미 입증되었다. 그런데 배, 복숭아, 사과도 콩나물이상으로 아스파라긴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므로 소화하기 쉽게 갈아서 마시면 좋다. 케일, 돌나물 등으로 만든 야채즙은 비타민C와 무기질이 풍부하여 만성적인 음주자에게 도움이 된다. 오이즙은 음주 후의 두통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
○녹두·조개 주독 해소
한방에서는 체질에 따라 술과 안주를 골라 먹을 것을 권한다. 소주, 양주 등은 「대열대독」이라는 말 그대로 열도 독도 많이 낸다. 동국대서울한방병원 정지천(38) 교수는 『칡, 팥, 녹두, 연뿌리, 조개, 우렁이 등 성질이 차고 대소변을 원활히 하는 음식이 주독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 이런 음식을 안주로 먹으면 술이 덜 취하고 해장음식으로 먹으면 술이 빨리 깬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런 찬 음식들은 속이 찬 소음인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음인들은 술을 마신 뒤 인삼차나 계피, 생강을 넣은 수정과 등 열을 내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귤·라면 먹지 말아야
술 안주나 해장음식으로 특히 피해야 할 것은 귤, 매실 같은 신 음식이다. 신음식은 수분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또 얼큰한 국물을 마신다고 라면을 끓여 드는 사람이 많으나 라면도 좋지 않다. 과음으로 위장과 간장의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라면, 붉은살생선, 버터, 카레 등 강한 산성식품이나 지방이 많은 식품, 자극성이 강한 향신료는 좋지 않은 것이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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