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을 통해 우리를 보는 일은 무척 재미있다. 그것은 비스듬히 배치한 두개의 거울을 통해 자기 얼굴을 보는 것과 같다. 양면의 거울을 통해 얼굴을 보면 여러각도로 생긴 상으로 해서 평소 자신의 얼굴에서 찾을 수 없던 선들이 드러난다. 생각보다 아름답기도 하고 때론 추해서 눈을 돌리고 싶어지기도 한다.우리는 유일한 분단지역으로, 또 급성장하는 경제신흥국으로 나날이 외신에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오피니언면에 게재되는 「외신에 비친 한국」은 우리 얼굴의 「숨어있는 선」을 찾는 난이다. 종종 우리도 의식하지 못했던 생경한 모습이 외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여러 빛깔로 드러난다.
이달초 소개된 두개의 외신은 특히 흥미로웠다. 하나는 캐나다 토론토 선지에 실린 「보신탕」 기사이며 다른 하나는 미국 뉴욕타임스지의 「사흘에 한번씩 매맞는 한국아내들」에 관한 보도이다.
토론토 선지는 3일자에서 우리 정부가 개도축장을 허용한데 대한 동물보호단체들의 반발을 다뤘다. 이튿날에는 편집국장의 기명칼럼으로 『보신탕은 한국의 식습관일 뿐 서방세계의 간섭은 주제넘는 일』이라며 우리 식습관의 특수성을 옹호했다. 그가 칼럼에서 귀뚜라미 초콜릿, 양의 눈, 뱀탕까지 거론한 것을 보면 서양 식도락가의 호사취미일 수도 있지만 그의 열린 마음만은 경탄스러웠다.
뉴욕타임스의 「매맞는 아내」기사는 「아프리카의 식인종」 묘사 못지않게 혐오스러웠다. 한국남성은 화가 나면 아내를 때리고 아내는 무조건 참는다는 내용이다. 이 기사는 국내외에서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12일자 12면 보도).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한 교포는 해당 기자가 「여자와 북어는 사흘에 한번씩…」이라는 속담의 은유를 오해했다며 그의 무지를 점잖게 꾸짖었으며, 국내 독자는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킨 일부 남성의 자성을 촉구했다. 편견에 가득찬 기사에 비해서는 대범한 반응이었다.
두 기사는 바깥으로 비친 우리의 모습을 새삼 생각케 했다. 또한 열린 마음과 따뜻한 지성의 소중함도 떠오르게 했다. 혹 우리도 편견과 무지로 바깥세상을 섣불리 재단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일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