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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공비에 떨고 명퇴에 울며 탈북엔 박수/96년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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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공비에 떨고 명퇴에 울며 탈북엔 박수/96년 10대 뉴스

입력
1996.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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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직대통령 법정단죄3월11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을 헌정사상 처음으로 법정에 세운 12·12 및 5·18사건과 비자금사건 재판은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며 9개월여만에 항소심까지 마무리됐다. 1심에서 사형과 징역 22년 6월이 각각 선고됐던 전·노씨는 항소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으로 감경됐다. 정호용씨 등 신군부인사 13명도 징역 8년∼3년6월의 실형이 선고됐으나 박준병씨만 무죄판결을 받았다. 전·노씨는 상고를 포기했으나 검찰의 상고로 대법원의 최종심판을 받아야 한다. 비자금사건의 재벌총수들은 무죄 또는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경기침체 명예퇴직 신드롬

96년은 경제계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전반적인 우리 산업의 경쟁력약화에다 엔화약세로 반도체 가전을 비롯한 주력상품의 수출이 격감, 국제수지가 크게 악화했고, 내수시장도 빠른 속도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터뜨린 국민소득 1만달러의 샴페인은 96년 경기 연착륙 실패라는 불명예로 이어졌다. 기업들은 감량경영, 조직의 군살빼기, 사업다각화 등으로 체질개선에 나서야 했다. 기업의 감원바람과 함께 명예퇴직 신드롬이 몰아쳤다.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샐러리맨들을 창업강좌, 자격증 학원으로 내몰았고, 남편의 실직에 대비해 일감을 찾아나서는 주부들도 많아졌다.

◎동해안 북한잠수함 침투

9월18일 발생한 북한잠수함침투사태는 국민에게 68년 울진·삼척사태에 버금가는 충격을 주었으며 북한의 호전적 대남전략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49일간 작전에 예비군 28만명 등 연인원 160만명과 헬기 3,500대, 작전차량 1만5,000대가 동원돼 잠수함에 승선한 공비 26명중 24명을 사살하고 1명을 생포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우리측에서도 버섯을 채취하던 민간인 4명이 공비들에게 살해되는 등 예비군 1명을 포함해 16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하는 피해를 당했다. 이 사태로 비정규전에 대비한 군의 경계태세와 작전체계에 문제점이 드러나 대규모 검열이 실시됐다.

◎김경호씨 일가 등 탈북 러시

지난 9일 북한탈출 44일 만에 서울에 도착한 김경호(61)씨 일가 16명의 엑서더스는 탈북러시의 하이라이트 였다. 96년 귀순해온 북한주민은 70년대 이후 가장 많은 60명. 외교관 현성일씨 부부, 미그 19기를 몰고 온 공군대위 리철수씨 등 핵심계층이 포함돼 있다. 탈북자들은 탈북 사태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의 탈북대책 및 귀순자들의 사회적응 문제 등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고 정부는 「북한 이탈주민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중국과 연해주 등에서 유랑생활을 하고 있는 탈북자는 1천∼2천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2월드컵 한·일 공동개최

국제축구연맹(FIFA)은 5월3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2002년 월드컵의 한·일공동개최를 결정했다. 이는 1930년(우루과이) 첫 대회를 치른 이래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것이며 사상 처음으로 2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한다는 의미가 있다. 뒤늦게 유치경쟁에 뛰어든 한국으로선 88서울올림픽유치에 이은 스포츠외교의 또다른 승리였고 한·일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FIFA는 11월초 대회명칭을 「2002 월드컵 코리아-저팬」으로 하고 개막식과 개막전은 한국, 결승전은 일본에서 치르기로 확정했다.

◎OECD가입 국제위상 강화

우리나라는 우여곡절끝에 선진국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9번째 정식회원국이 됐다. 국가신용이 높아져 해외 차입금리가 낮아지고, 국산제품의 국제신뢰도가 높아지며, 국제이슈 논의과정에 초기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반면 단기자금이 급속히 유입될 가능성이 있고, 개발도상국으로서 누리던 혜택이 주는 대신 연간 38억원가량의 OECD분담금을 내야 한다. OECD수준으로 환경 노동 소비자분야의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느냐 여부는 이제부터의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한총련사태 최다연행 기록

범청학련의 제6차 통일대축전으로 촉발된 한총련 연세대 시위·농성사태는 시위 시작 9일만인 8월20일 헬기까지 동원한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끝났다. 한총련 사태에 동원된 경찰은 연인원 19만여명, 학생은 모두 6,028명이 연행돼 473명이 구속되는 초유의 기록을 남겼다. 학생들이 점거농성중인 종합관에 경찰이 진입하는 과정에서 전경 1명이 돌에 맞아 숨졌다. 검찰은 돌을 던진 학생들에게 이례적으로 「치사죄」를 적용, 논란이 됐다. 한총련 사태로 학생운동권의 입지가 좁아졌고 진압작전 중 폐허가 돼버린 연세대 종합관은 학생운동의 과격성을 보여주는 상징물로 남았다.

◎15대 총선 여당 서울 첫 승리

4월11일 실시된 제15대 총선은 97년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성격을 띠며 여야간 각축이 치열했다. 결과는 신한국당이 139, 국민회의 79, 자민련 50, 민주당 15, 무소속 16석. 신한국당은 사상최초로 서울에서 여대를 기록하는 등 예상보다 선전했으나 과반수의석에 못미쳤고 국민회의는 목표 100석에 훨씬 못미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민련은 약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3김 대결구도로 시종한 4·11총선은 고질적인 지역주의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통합선거법이 처음 적용된 선거였으나 금권·타락의 구태가 곳곳에서 재연돼 부정선거시비를 낳기도 했다.

◎옛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일제강점의 핵심잔재물 구조선총독부건물이 완전히 철거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정양모)은 지난해 8월15일 중앙돔의 첨탑 절단에 이어 지난 7월1일 본격적인 해체작업에 착수, 11월13일 3층 대회의장 외벽건물을 헐어냄으로써 지상구조물 철거를 마무리지었다. 철거공사에는 총 96억원이 투입됐다. 이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은 경복궁 서쪽 조선왕궁역사박물관으로 이전, 지난 12일 개관했다. 문화재관리국은 경복궁복원 정비계획에 따라 98년까지 총독부건물터에 원래대로 흥례문을 세우고 주변 회랑 6개동, 명당수가 흐르던 어구 등을 복원할 계획이다.

◎공직자 뇌물비리 꼬리물어

10월26일 이양호 전 국방부장관이 뇌물수수와 인사청탁비리로 구속되는 등 고위공직자와 사회지도층의 뇌물비리 사건이 꼬리를 물었다. 「떡값」으로 수억원을 챙긴 장학노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비리에 분노했던 국민들은 일개 무기중개상에게 놀아나 군사기밀까지 누설한 이 전국방부장관의 처사에 허탈해 하면서 현정부의 개혁정책에 회의를 표시했다.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 손홍균 전 서울은행장, 백원구 전 증권감독원장 등이 구속되고 이성호 전 복지부장관은 부인이 안경사협회로부터 돈을 받는 바람에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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