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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맛으로… 멋으로…/조리사 한영용씨 100가지 요리법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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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맛으로… 멋으로…/조리사 한영용씨 100가지 요리법 수집

입력
1996.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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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 모란꽃전서 해남 떡갈비전까지/지방마다 독특한 음식문화 찾기 10년/“불조절·뒤집는 순발력이 맛의 비결이죠”연말연시가 다가오면 손님 치르랴 차례 지내랴 음식 준비가 만만치 않다. 우리 음식 중 「전」요리는 모양이 좋으면서도 요리하기 간편해 손님들에게 대접하기 좋은 음식이다. 신라호텔 조리사 한영용(29)씨는 고교 졸업 후 지금까지 10여년동안 전국의 유명한 종가집 식당 등을 찾아다니며 각 지방의 독특한 전요리법 100여가지를 모아온 이색 인물.

한씨가 모은 전요리법은 황해도 해주의 모란꽃전, 경기 개성의 꽃편수전, 전북 익산의 석류전부터 해남의 떡갈비전, 남원 파전 등 다양하다. 한씨는 『튀김이나 볶음의 중간 형태인 전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유일한 음식』이라고 말한다. 전남북 지방의 전요리는 해산물이나 과실 등 재료가 다양하고 모양이 화려하다는 특징이 있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재료의 맛을 살리는 담백한 전이 특징이다. 전의 재료로는 어느 지방이나 특산물을 즐겨 쓴다. 오징어가 많이 나는 동해에는 선한치산적이나 오징어순대전이 있다. 명태 산지인 원산에는 북어전이 유명하다. 함경도 지방에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지방질이 많은 음식인 아바이순대전이 알려져 있다. 미나리가 많이 나던 전주에서 미나리전을 감자가 많이 나던 강원 산간 지역에선 감자전을 많이 먹는다. 지역뿐 아니라 전북 임실의 한씨, 전남 함평의 노씨, 전남 나주의 임씨, 경북 안동의 유씨 종가 등 명문가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전요리법이 있다.

한씨가 찾아낸 전요리법의 비결은 「불조절」과 「뒤집는 순발력」. 『다른 요리와 비교해서 전은 짧은 시간에 빛깔과 맛을 내야 한다』며 한씨는 『내용물을 익혀야 하는 파전은 중불과 약한불에서, 색을 내는 것이 중요한 전은 약한불에서 요리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일러준다.

한씨는 『제사나 잔치 때 쓰고 남은 파나 고기 등 남은 재료를 이용해 멋진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전요리의 묘미』라며 대보름날 남은 나물로 대보름나물전을 만들어 먹었던 조상들의 지혜를 일러준다. 전에 대한 기록은 19세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 16지」라는 책에서 언급된 고구려때 맥적이 최초다.

한씨는 사진기 하나 달랑 들고 무작정 시골의 노인정을 찾아 물어가며, 『엄숙한 제사에 부정탄다』며 쫓겨나거나 물벼락을 맞기도 하면서 발로 뛴 10년 노작을 책으로 엮어내는 것이 꿈이다.<노향란 기자>

◎한씨가 권하는 전 4가지

◇익산의 석류전

재료(5인분):마른 무화과 5개 늙은 호박 반개 밀가루 100g 잣 쑥갓 검정깨 약간

만드는 법 ①마른 무화과는 살짝 물에 불려 씻은 후 열십자로 칼집을 넣어 꽃무늬로 만든다. ②호박은 껍질을 벗긴 후 찜통에 쪄서 방망이로 치대서 으깬다. 거기에 밀가루 검정깨 소금을 넣어 반죽한다. 호박을 찌면 물기가 많아지니 하루전에 쪄서 체에 받쳐 물기를 빼야 한다. ③호박을 한 숟가락 프라이팬에 놓고 그 위에 쑥갓잎을 사방으로 놓은 다음 무화과를 얹고 노릇노릇하게 지져낸다.

◇해남의 떡갈비전

재료(5인분):흰떡 100g 갈비살 150g 간장 1큰술 설탕 반큰술 술 1큰술 양파즙 1큰술 후추 마늘 실파 밀가루 약간

만드는 법 ①떡은 석쇠에 구워 참기름을 고루 바른다. ②갈비살은 곱게 다져 갖은 양념을 한 후 프라이팬에 볶아 식힌다. ③식힌 갈비살에 실파 밀가루를 약간 넣고 덩어리지게 뭉친 후 떡 주위에 둘러 갈비살 모양을 낸다. ④갈비모양 떡갈비를 약한 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떡이 바삭바삭해질 정도로 노릇노릇하게 구워낸다.

◇영덕의 게다리살전

재료(5인분):게다리살 150g 두부 20g 밀가루 30g 다진파 검정깨 생강 약간

만드는 법 ①게다리살은 손으로 잘게 찢어 놓는다. ②두부는 잘 으깨서 물기를 뺀다. ③위 재료에 밀가루 다진파 검정깨 생강을 넣고 잘 치댄 후 동그랗게 모양을 만든다. 달군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구워낸다.

◇개성의 더덕 태극전

재료(5인분):생더덕 100g 생새우 200g 석이버섯 반장 달걀 1개 홍고추 1개 시금치 밀가루 약간

만드는 법 ①쭉뻗은 생더덕을 열십자로 칼집을 내고 기름과 소금을 넣고 프라이팬에 볶아낸 후 홍고추 채썬 것을 고루고루 그 사이에 집어 넣는다. ②생새우는 곱게 다져 생강 마늘을 넣고 양념한 후 밀가루반죽을 해 지단처럼 넓적하게 전을 부친다. ③석이버섯도 잘게 다져 달걀 흰자를 넣고 지단을 부친다. ④남은 달걀 노른자로 지단을 부친다. 또 시금치를 갈아 밀가루와 물을 넣고 반죽해 밀전병 부치듯이 시금치 지단을 부친다. ⑤더덕을 속에 넣고 석이 생새우 노른자지단을 바깥에 만 후 다시 시금치 지단으로 만다. 이를 한입 크기로 썰어 다시 프라이팬에 지져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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