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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엔 설탕 ‘인기품목’/크리스마스선물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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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엔 설탕 ‘인기품목’/크리스마스선물 변천사

입력
1996.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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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장미표 와이셔츠·미원/80년대­캐럴 음반·머플러/90년대­향수·전자게임기·수입품양철통에 담은 6㎏짜리 설탕. 머라이어 캐리 캐럴 CD와 샤넬 향수. 크리스마스 풍속도만큼이나 달라진 크리스마스 선물 목록이다.

60년대 크리스마스 선물은 당시의 빈곤을 반영하듯 생필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생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을 선물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65년 크리스마스에는 양철통에 담은 6㎏ 짜리 설탕(당시 860원)이 큰 인기였다. 비누, 양말, 조미료 세트, 과일, 통조림 세트도 빼놓을 수 없는 품목이었다.

73년 크리스마스 히트 상품은 장미표 와이셔츠(1,800∼2,200원)와 미원(1,200∼3,500원). 모포, 화장지, 내의도 인기있었다. 60년대보다 사정은 조금 나아졌지만 생필품은 여전히 좋은 선물이었다.

80년대 들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레코드와 카세트를 선물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고, 캐럴 음반은 부담없는 선물이었다. 이와 함께 양초공예품이나 머플러, 목걸이 등의 패션 액세서리와 팬시 용품도 인기였다.

90년대 들어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패션 상품들이 선물의 대종이 되었다는 것이다. 향수, 패션 내의, 지갑, 넥타이 등 비싸지 않으면서 실용적인 패션 소품류가 가장 인기있는 품목이 되었다. 분위기와 멋이 선물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어린이용 선물도 학용품보다는 조립 완구류나 전자게임기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고가의 수입품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등장한 것도 90년대의 두드러진 특징.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추어 각 백화점마다 해외명품전, 해외명주전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수입품전이 줄을 잇는 것은 세모의 흔한 풍경이 되었다.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점점 퇴색해가는 것처럼 선물의 진정한 의미 또한 퇴색해가고 있는 듯하다. 서투른 솜씨지만 손수 장갑이나 머플러를 떠서 선물하는 것은 이젠 보기 힘든 일이 되었다. 그럴만한 마음의 여유도,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역시 눈에 보이는 선물보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O. 헨리의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크리스마스의 고전이다.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고 시계를 팔 듯.<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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