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후 고립 심화 국면전환 포석/WFP와 보완 수혜극대화 계산도북한이 사상 최초로 국제 비정부기구(NGO) 연락사무소장의 평양상주를 허가한 사실은 식량난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조치인 동시에 대외 개방의 또다른 몸짓으로 풀이된다.
평양측은 잠수함 침투사건으로 한층 불투명해진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을 촉진하는 한편 그동안 NGO들과 구축해온 신뢰를 바탕으로 바깥세상에 대해 빗장을 조금 더 열어보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지난 1년반동안 북한에 대한 식량 구호활동을 벌여온 NGO들은 세계교회 연대실천협의회(ACT)를 비롯, 유진벨 기념재단, 세계 교회협의회(WCC) 등 30여개 단체에 이른다.
NGO 평양사무소 개설 조치는 최근 북한의 범국민적 수해대책기구인 「큰 물 피해대책위」와 세계식량계획(WFP)간에 맺은 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NGO의 한 소식통은 『NGO 연락소장은 민간차원에서, WFP는 정부차원에서 대북 식량지원 업무를 상호 보완, 조정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내정된 에릭 와인가드너 NGO 평양소장은 NGO산하의 최대 회원중의 하나인 ACT 「세계 교회봉사국」의 지휘를 받게된다.
ACT는 북한의 잠수함침투 사건의 여파로 발생한 한반도의 냉기류에도 불구하고 10월12∼19일 북한에서 기아실태 파악을 위한 현장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밖에도 잠수함사건 이후 북한에서 식량난 실태조사를 벌인 기구는 국제 적십자사(10월22∼11월6일), WFP(10월19∼11월2일) 등이다.
이들 국제기구가 내린 결론은 ▲북한이 내년 약 2백30만톤의 식량부족난에 처하게 되며 ▲이같은 식량위기는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심각하게 악화하리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들 전체 부족분 가운데 50만톤은 중국에서, 추가 50만톤은 미국에서, 나머지 1백30여만톤은 NGO들로부터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외부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뉴욕을 방문중인 이형철 북한외교부 미주국장은 북한산 마그네사이트와 미 카길사의 곡물 50만톤을 물물교환하는 방안을 미국측 관계자들과 협의중이라고 워싱턴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NGO소식통은 『북한은 주민 1인당 하루 평균 2백g씩 지급해오던 식량 배급량을 올 가을 추수기 동안 일시적으로 4백50g으로 늘렸다』면서 『전체적으로 볼 때 내년의 식량상황은 올해보다 훨씬 나빠질 것이라는 것이 유엔 조사단의 일치된 견해』라고 밝혔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