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사람 어찌 막나” 추가영입 공언신한국/대선자금 공개 등 반격카드 준비중자민련/야권 공조 굳혀 대선고지 점령작전국민회의정치권에 극한대결을 예고하는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대화나 타협은 이미 실종됐고 『먹느냐, 먹히느냐』는 극단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형국이다.
안기부법 처리가 쟁점이 됐을 때만 해도 여야대립은 냉전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각규 강원지사가 자민련을 탈당하고 자민련의 유종수 황학수, 무소속 권정달 의원이 24일 신한국당에 입당한데 이어 자민련의 이재창 의원도 탈당하자, 여야는 사실상 열전에 돌입했다.
이들의 탈당은 야당 및 일부 무소속의원들의 추가탈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세밑정국의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여야 모두 내년 대선정국을 염두에 두고 안기부법 개정안과 노동관련법 처리에 임하고 있고, 그 연장선상에서 세규합 등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국회파행, 정국경색을 감수하고라도 기선을 잡겠다는 논리가 정치판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신한국당은 「힘의 우위논리」를 선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야권이 자민련 의원들의 신한국당 입당을 성토하고 있지만, 신한국당 당직자들은 『오는 사람 막을 수 없다』며 추가영입을 공언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민련을 탈당한 이재창 의원이 조만간 입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민련의 K, P, H, P의원 등도 추가 입당자로 거론되고 있다.
자민련외에도 민주당의 C, K, K, L의원과 무소속의 H의원도 신한국당의 영입리스트에 들어 있다. 신한국당 한 당직자는 『우리가 공작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입당을 바라는 야당의원들에게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조언은 한다』고 말했다.
신한국당의 영입작업은 한마디로 「거여플랜」이라 할 수 있다. 권정달 유종수 황학수 의원의 입당으로 1백56석을 확보했으며, 추가입당으로 1백60석을 넘긴다는 복안이다. 신한국당의 세불리기는 역으로 야권의 왜소화를 의미하며 대선정국을 앞두고 야당을 약화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야당은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자민련은 장외투쟁을 할 정도로 절박하다. 자민련은 이날 국회 정문앞에서 여당과 탈당자에 대한 성토집회를 가졌다. 집회후 몇몇 사무처요원은 신한국당 당사입구에서 대기하다 입당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는 유종수, 황학수 의원에게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청년당원들의 춘천 항의방문시위도 계속할 예정이며 26, 27일 이틀간 국회앞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자민련은 이같은 외형적인 반발 외에도 실제 여당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반격카드를 준비중이다. 자민련의원의 탈당진상조사, 최각규 지사의 비리조사,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공개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이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하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며, 설령 증거가 있다 해도 대선자금공개 등의 막판카드를 활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국민회의는 철저하게 자민련과 공동보조를 맞춘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차제에 야권공조를 공고하게 만들어 대선정국에서 판세를 뒤집겠다는 입장이다.
정국은 여야간 대회전이 임박한 분위기로 급전직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경색정국이 해빙될 수도 있겠지만 큰 흐름은 여야가 대선정국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 끊임없이 쟁투를 벌이는 형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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