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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도 나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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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도 나이가 있다

입력
1996.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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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도 나이가 있다. 올라가지 않아도 산의 초입부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젊은 산이 있는가 하면, 한적하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나이 지긋한 산도 있다. 자기 또래의 산을 찾아보자.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넉넉함…. 일요일 꿀맛 같은 늦잠, 따뜻한 아랫목이 아깝지 않다. 연령대별로 즐길 수 있는 서울 근교의 산 세 곳을 소개한다.◎20대의 젊음­춘천 봉화산/50m얼음기둥 구곡폭포/그 옆 사잇길 오르면 발아래 카페의 거리/차 한잔에 낭만이 흐른다

산행기점은 구곡폭포 입구 주차장. 매표소를 지나 꾸불꾸불한 계곡길을 돌아서면 좌우로 벼랑이 솟구쳐 골짜기가 좁아진다. 얼마 안 가 수정발을 드리운듯한 구곡폭포. 거대한 얼음기둥을 오르는 젊은 알피니스트의 모습이 좋은 구경거리다. 구곡폭포 우측으로 보이는 잣나무 숲 사잇길을 따라 오르면 문배마을. 양지바른 산기슭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마을에서 1㎞정도 더 오르면 정상이다.

동북쪽으로는 삼악산을 감싸고 흐르는 북한강의 협곡이, 서북쪽으로는 명지산, 화악산이 장관. 하산하기까지 총산행은 3시간정도 걸린다.

산 아래쪽엔 추운 몸을 녹일 수 있는 카페들. 강촌역 바로 옆에는 북한강을 한눈에 내려다 보며 생음악에 따뜻한 차 한잔을 할 수 있는 「윌」이 있고 철길을 건너 강촌마을에는 산장을 겸한 「헤븐」이, 구곡폭포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간이역사처럼 철길과 차단기로 꾸며 놓은 「폭포역」 등 열대여섯 군데의 카페가 있다.

▷교통◁

청량리역에서 상오 6시40분부터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를 타고 강촌역에 내리거나 상봉터미널에서 춘천행 직행버스를 타고 춘천에 내려 강촌행 버스를 타면 된다. 강촌역에서 구곡폭포 입구까지 시내버스가 운행된다. 서울에서 1시간30분정도 소요.

▷숙박과 먹거리◁

구곡폭포 입구의 강촌유스호스텔(0361―262―1201)이나 강촌역 부근 민박집을 이용하면 된다. 강촌마을에는 꿩만두 떡잡채 김치만두 해물칡전 등을 즐길 수 있는 「북청물장수」 「강촌식당」이 있고 「검봉산 칡국수집」에서는 빙어튀김과 칡국수를 맛볼 수 있다.

◎30대의 분위기­평창 발왕산/주목나무마다 하얀 눈꽃/산록엔 용평스키장/정상 서면 동해가 보이고 길가 황태 덕장도 장관

용평스키장이 산록에 자리하고 이미 내린 눈으로 주목나무마다 설화가 만발이다. 산행기점은 용평스키장에서 서쪽 골짜기로 1㎞정도 들어간 용산리 마을회관. 다리를 건너 농가를 지나 사잇골을 따라가면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완만한 경사를 이룬 수림지대로 방향을 잡아 10분을 오르면 길은 왼쪽으로 휘어진다. 여기부터는 등산화에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피나무 굴참나무 지대를 지나 1시간정도 올라가면 천연기념물인 주목군락이 하얀 눈꽃으로 변해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오대산 황병산 등 거산이 일망천리로 보이고 동해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총산행은 4시간 정도.

▷교통◁

상봉터미널에서 횡계까지 직행버스로 가서 다시 용산리까지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승용차로 갈 경우에는 영동고속도로 횡계교차로에서 횡계읍으로 진입, 용산리로 가면 된다. 횡계에서 용평스키장으로 가다보면 도로가로 황태 덕장이 늘어서 있고 그 자리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시간은 3시간 정도.

▷숙박과 먹거리◁

용평리조트(0374―35―5757), 대관령호텔(0374―33―3301), 횡계리의 남우장(0374―35―5581) 등 숙박시설이 많다. 「납작식당」은 오징어불고기와 황태구이가 유명하다.

◎40대의 여유­남양주 축령산/전망좋은 능선길/억새풀에 취하고/14.8㎞ 잣나무 숲길서 아늑한 삼림욕을 즐긴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잣나무 숲의 삼림욕장이 아늑하다. 능선길은 전망이 좋아 아기자기한 산행의 맛도 즐길 수 있다. 산행기점은 전자동 마을. 동북쪽으로 남이바위를 보며 급경사길을 오르면 갈림길이 나온다. 동쪽으로 난 능선길로 잠시 오르면 억새풀밭. 이곳을 가로질러 차츰 경사가 급해지는 등산로를 따라 30분을 오르면 독수리바위와 남이바위 병풍이 위용을 자랑한다.

1시간 가량 땀을 흘리면 남이바위 상단부에 서게 된다. 여기서부터 능선은 오른쪽으로 꺾인다. 바람에 춤을 추는 잣나무 수림을 아래로 바라보며 걷다보면 어느덧 정상이다. 암봉으로 이뤄진 정상의 탁트인 조망에 가슴이 후련하다.

하산은 북쪽 건너편 상산으로 이어지는 서북 주능선을 따라 억새풀 안부까지 간다. 안부까지 전형적인 능선 산행을 했다면 안부 다음부터는 잣나무 숲속 분위기에 취해 전자동까지 내려오게 된다. 총산행시간은 4시간.

삼림욕장은 전자동 마을에서 조금 더 들어가서부터 축령산 중턱에 이르는 14.8㎞의 잣나무 숲길. 곳곳에 벤치, 만남의 광장, 쉼터, 약수터 등이 있어 휴식을 할 수 있다. 또 어린이를 위한 자연관찰원, 캠프 파이어장, 취사장, 어린이 놀이터 등도 있다.

▷교통◁

청량리 신라예식장 앞에서 30번 버스나 상봉터미널에서 내방리행 버스를 타고 마석에서 내린다. 전자동까지 버스가 운행된다. 승용차 편으로는 경춘가도를 따라 마석을 거쳐 천마산을 왼편으로 끼고 수동면사무소를 지나 8㎞정도 가면 외방리 삼거리다. 오른쪽으로 꺾어 4㎞정도 더 가면 축령산 자연휴양림이다. 시간은 1시간여 정도.

▷숙박과 먹거리◁

휴양림 내에는 7평짜리 통나무집과 철골로 된 캐빈텔 다섯 동이 있다. 이용료는 1박에 2만5,000원이며 관리사무소(0346―592―0681)로 신청하면 된다. 휴양림 입구에 있는 「축령골어장」의 사육한 기러기 찜과 불고기가 일품이다.<도움말 등산문화협회 조승렬 이사·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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