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극도의 심신 압박감후 이완현상”페루 리마 일본 대사관저를 점거하고 있는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반군 게릴라들과 인질들은 각각 어떤 심리적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심경변화에 페루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인질극이 장기화하면서 대사관저내 「특수사회」의 집단심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러문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게릴라들은 대치기간이 경과하면서 내적 심리와 함께 인질 및 외부 공권력에 대한 태도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는다. 초기단계에서 게릴라들은 점거작전의 성공에 따른 흥분과 극단적 대치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을 동시에 맛본다. 이때 정부의 강공이나 인질의 돌출행동이 있을 경우 게릴라들은 인질처형 등 폭력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오래가지 못한다. 외부 진압군과의 고강도 대치에서 오는 심리·육체적 피로를 견디기 힘들기 때문. 이같은 이완 현상은 인질측도 거의 비슷하게 느낀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3∼7일을 기점으로 게릴라와 인질들간에는 「심리적 동화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이 단계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들이 「스톡홀름 증후군」과 「리마 증후군」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들이 생사여탈권을 쥔 게릴라의 우월적 지위와 자신의 약체성을 인정, 강자인 게릴라들에게 의탁함으로써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심리상태다. 리마 증후군은 역으로 고립감에 빠진 게릴라들이 인질의 고통을 이해하고 인질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현재 동화·신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석방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인질들은 게릴라 지도자인 네스토르 세르파 카르톨리니의 사인을 받기도 했으며 반면 게릴라들은 인질들이 미사를 열도록 허용했다. 따라서 테러 전문가들은 페루정부가 취할 가장 현명한 조치는 『섣부른 행동 대신 서서히, 기계와 같은 절차로 게릴라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