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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증시(결산 ’96한국경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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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증시(결산 ’96한국경제:6)

입력
1996.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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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파고에 개미군단 ‘골병’/외국인투자 확대·선물시장 개설 등 선진화도시련의 한해였다. 증시도 파김치, 투자자도 초죽음이 됐다. 최근 강력한 증시부양책이 발표되기는 했지만 그 효력도 잠깐, 연일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684.81로 연초(1월3일)의 888.85보다 무려 204.04포인트 떨어졌다. 92년 8.68%, 93년 24.2%, 94년 17%로 증시개방이후 3년간 상승대로를 달려온 주식시장은 작년에 내리막길(-12.9%)로 돌아서더니 올해는 무려 -23%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예금이나 채권의 세후수익률을 최저 10%로 볼때 올한해 투자자들의 손실은 사실상 33%이상에 달하는 셈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침체의 1차적 원인을 경기하강에서 찾고 있다. 4·11총선 직후 1,000포인트를 향해 치닫던 주가는 경기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덩달아 쓰러졌다. 경제성장률의 둔화와 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반도체가격 폭락과 수출경쟁력 약화 등이 증시를 초토화시켰다. 연말에는 금리-환율 급등, 금융계 사정, 주식 수급사정 악화, 노동계 총파업위기 등 복합악재가 증시를 연쇄폭락시켰다.

경기침체는 경기와 밀접한 대형우량주의 몰락을 가져왔다. 삼성전자는 3년여만에 처음으로 5만원대 아래로 곤두박질쳤고 한때 80만원을 돌파, 국내증시를 이끄는 「황제주」로 군림했던 한국이동통신도 4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 틈을 타 기업인수합병(M&A)주가 올해 최대의 실력자로 부상, 증시를 뒤흔들었고 신기술·신물질개발 관련주가 인기상한가를 달렸다. 23일 현재 연초대비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5개 종목은 선도전기 신광기업 영우통상 삼표제작소 대성자원. 대형우량주는 폭락하고 이름도 없던 중소형주가 폭등하는 「실적 따로, 주가 따로」현상이 유난히 두드러진 한해였다.

경기침체와 함께 올해 증시를 압박한 최대 요인은 수급불균형. 올들어 11월까지 신규상장된 주식은 3조4,967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1조3,573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총선후 주가가 980선까지 올라서며 활기를 띠자 정부는 증시가 과열됐다고 판단, 3·4분기부터 대대적인 공급확대 정책을 폈다. 이후 주가가 급락한 것은 물론이다. 최근의 정부보유 한국통신주식 매각도 증시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며 주가 700선 붕괴를 야기했다.

주가폭락으로 골병이 든 기관투자가도 주가가 조금 오를때마다 매도주문을 쏟아내 침체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의 최대 「사자」세력이었던 외국인들도 냉담해졌다. 여기에 정부의 바람빠진 증시부양책도 투자자들을 실망시키며 주가하락세를 부추겼다.

그러나 개장 40주년을 맞은 올해 증시는 많은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2차례에 걸친 외국인투자한도확대(4, 10월), 장외등록주식 전담중개회사인 코스닥증권의 설립(7월), 선물시장 개설(5월), 신증권전산 가동 및 새로운 매매제도의 도입(11월) 등 선진증시에 한걸음 다가가기 위해 새단장을 했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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